진짜상(賞)과 가짜상(賞)
진짜상(賞)과 가짜상(賞)
  • 경남일보
  • 승인 2012.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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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학수 (수필가, 산청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일하지 않고 공적이 없으면서 상을 타는 사람이 있고,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업적이 많으면서도 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상이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간의 묵인된 몫이 아니라 다수의 공증이 필요한 긍정된 약속이기 때문에 상을 받는 사람의 뒤에서 군소리나  핀잔이 없어야 하고 공개적으로 인정해야만 떳떳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원칙과 정의가 살아있는 법치국가에서는 논공행상이나 신상필벌이란 제도적 용어가 뚜렷하다. 매사를 두고 잘한 사람과 못한 사람, 공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엄연히 구별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상이란 무릇 마땅히 꼭 받아야 할 사람이 받아야 한다.

아들의 졸업식에 참석했던 어느 부모의 소회가 떠오른다. 우등상, 개근상,  저축상은 물론이고 면장상, 운영위원장상, 어머니회장상 등 무려 들추기조차 민망했다고 한다. 대표로 나가는 학생 말고도 수없는 학생들이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데, 자기 아이는 한 번도 일어나지를 않고 힘없는 손뼉만 치고 있는 모습이 몹시 측은하기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마친 가족 일동이 오늘 없었던 새로운 창조상을 제정해 아들에게 주었다. ‘가족상’이다. “위 사람은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중학교 3년 과정을 잘 마쳤으며, 부모에게는 귀하고 착한 아들이고, 형에게는 사랑스러운 동생으로서 온 가족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었으므로 이 상장과 상품을 드립니다. 아버지·어머니·형.”

살다보면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며 창인 동시에 미래의 도약이자 방패가 된다. 두말 없이 자유와 성장의 경쟁사회에서는 상은 점수와 직결되고, 점수는 상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승진과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그 누가 부정하랴.

거명하기조차 부끄럽고 복잡한 그날, 표창장 하나에 목을 매고 엘리베이터 구멍에서 사과궤짝에 쩔쩔매던 그 순간의 착각을 통탄하며 후회를 한다. 사랑은 굳이 두 눈이 맞지 않고 점 하나를 찍지 않아도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상은 아무라도 받거나 아무에게나 주어서도 안된다.

나에게도 사십년 교단의 빛나는 훈장을 비롯하여 최우수상, 한국수필문학상, 6년 개근상과 우등상 등 이런저런 상장이 수두룩하다. 인생의 꼬리를 허둥대는 이 가을, 내 생애의 정의로운 삶을 자랑하는 진짜상과 불순한 저의가 고리타분한 가짜상을 구분하여 정리해 본다.

용띠해 끝달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드리는 대통령상이 있다. 말해서 무슨 소용일까마는 대통령상을 함부로 맡기면 내 국토 우리나라가  망하게 된다. 방방곡곡 곳곳마다 새 나라로 중흥하여 허기진 배를 골고루 채워준 사람, 이 민족 국민 모두를 위하여 몸과 목숨을 송두리째 바친 사람, 원칙과 믿음으로 검증된 참 지도자에게 대통령상을 주어야 한다.

허학수 (수필가, 산청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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