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절절한 멜로, 이젠 하고 싶다"
김강우 "절절한 멜로, 이젠 하고 싶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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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서 두가지 캐릭터 열연
 ‘망가지는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배우 김강우(34)는 두 달 전 KBS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제작발표회에서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털어놓았다.

 그동안 차갑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주로 해왔던 터라 그의 이런 바람이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해운대 연인들’에서 차가운 엘리트 검사 태성과 기억상실증에 걸린 차력사 남해를 오가며 코미디에도 재능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최근 서래마을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며 자신에 대한 호평을 시청자의 공으로 돌렸다. 다만, 자신은 절실하고 진지하게 코미디 연기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코미디는 상황이 웃겨야지 내가 웃기려고 가볍게 연기하면 안 웃겨요. 내가 차력사라고 진짜 믿고 가야 나중에 실수하고 우왕좌왕할 때 사람들의 웃음이 나오는 거라고 봐요. 남해를 봤을 때 웃기지만 연민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엉덩이 두들겨 주면서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요.”

 극중 남해는 온갖 수난을 겪는다. 고등어 틈바구니에서 정신을 잃기도 하고, 불뿜는 묘기를 부리다 입술을 데기도 한다.

 김강우는 온갖 우스꽝스런 장면을 ‘뻔뻔하게’ 연기했다.

 그는 “내가 머뭇거리면 그 장면은 그냥 끝이다”며 “보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뻔뻔하게 확 밀어붙였다”고 돌아봤다.

 “망가질 때는 과감하게 망가져야 해요. 코미디는 스스로 선수여야 하고 어설프면 안 돼요. 남해가 혼자 굶다가 소라(조여정)를 만나서 호떡을 먹는 장면에서도 굶을 때 찰리 채플린처럼 페이소스가 묻어나야 호떡을 먹을 때 감동이 살아요. 그런 연기를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남해는 정말 진지한데 상황이 웃기잖아요.”

극중 남해와 태성 중 어느 모습이 더 그와 가까울까.

 김강우는 "자연스럽게 있을 때나 집에 있을 때는 남해 같지만 일을 하거나 집중하면 태성이처럼 차가워지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원래 부산을 좋아한다는 그는 드라마를 찍으며 석 달간 부산에 머물렀다.

 그러나 촬영장과 숙소만 오가다 보니 맛집을 찾아가거나 부산의 낭만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는 "해운대 바닷가는 촬영할 때만 나가봤다"며 "회는커녕 김밥만 먹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드라마는 한동안 시청률이 한 자릿대에 머물며 동시간대 드라마 가운데 최하위를 달렸다. 그러나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동시간대 2위로 막을 내렸다.

 그는 "마지막에 치고 올라가서 기분이 좋았다"며 "처음에 희망과 믿음을 놓고 갔으면 드라마가 힘을 잃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시청률 9%로 끝나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캐릭터들이 귀엽고 재미있었거든요. 진지한 드라마도 있어야 하지만 사람들을 편하게 만드는 드라마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썩 나쁘지 않게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그러나 14-15회 연속 방송에서 시청률이 예상만큼 치고 나가지 못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왜 이러지 싶었는데 15회 엔딩을 보니 마지막 회에서 올라갈 것 같았다”며 “그래서 감정과 에너지를 더 많이 넣어 일부러 더 극적으로 연기했다. 내 나름대로 발악을 다 한 것”이라며 웃었다.

김강우는 “일부러 멜로를 안 했다”며 “제일 어려운 연기고 장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젊은 배우들이 쉽게 멜로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액션이라든지 스릴러는 카메라나 상대배우의 도움을 받아 멋진 장면을 뽑아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멜로는 자기감정이 풍부해야 하고 만 명 가운데 5천 명의 지지를 받을 만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남자로서 난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죠. 결혼해서아이를 갖고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본 다음에 하고 싶었어요.”

 2010년 배우 한혜진의 언니 한무영과 결혼한 그는 두 살 난 아들을 뒀다. 그가 말한 멜로를 연기할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온 것.

 김강우는 “예전에는 강함에 치우쳤다면 이제는 강함과 유함을 섞으려 한다”며 “감정을 다 써버리는, 절절한 멜로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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