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리 번호 "아직은 낯설다…익숙하면 괜찮다"
세자리 번호 "아직은 낯설다…익숙하면 괜찮다"
  • 박성민 수습
  • 승인 201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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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2달째 진주 시내버스 번호체계 대체로 합격점

진주시내버스가 도입된지 47년만에 번호체계가 2자리에서 3자리로 바뀌었다. 기존 번호체계는 운행지역은 다르지만 노선번호가 같아서 이용객들이 많은 혼선을 빚었다. 또 신설 노선에 새 번호를 부여하는데도 애로를 겪기도 했다. 이에 시는 진주시를 9개 권역으로 구분해 시내버스가 출발, 도착하는 기점과 종점을 중심으로 번호를 부여하는 3자리 노선번호 체계를 도입, 지난 8월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2달을 맞았지만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줬다. 

◇ 버스번호는 ‘아직 혼란중’

10월 1일 진주 시내버스번호체계가 전면 개편된지 두달에 접어든다. 진주시는 종전 2자리수 번호체계에서 3자리수 번호체계로 일괄 전환했다. 시내버스 노선번호를 기점과 종점을 중심으로 9개 권역으로 나눠 3자리로 통일하여 변화시킨 것이다. 시는 앞으로 새로운 노선이 생기더라도 고유의 번호를 체계적으로 부여함으로써 기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노선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년층 인구가 많은 진주시 특성상 일부 어르신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진주시청 정류장에서 대곡면으로 가는 77번(현 373번)버스를 기다린다던 김모(68·여)씨는 “3자리 버스노선체계가 도입된지도 모른다”며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내 번호병용안내판을 보다가 타려던 버스를 놓치고 다른 버스를 타는 어르신도 보였다. 또한 장년층들이 내내 서성거리며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오후 시간 진주시 자유시장 근처 정류장에서 장을 보고 간다는 신모(66·여)씨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집에 있다가 나와서 타려고 하면 아직까지 헷갈린다”며 “그래도 질이 덜 들어서 그렇지 나중에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40대 다른 시민 역시“버스를 탈때 마다 정류장에 부착된 번호병용안내판을 보고 위에 붙어있는 노선도를 또 보게된다”며 “아직까지 불편하지만 번호병용안내판이 있어서 덜하다”고 전했다.

◇‘합격점’의 목소리도 높아

시내버스번호체계개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일괄적인 번호체계 부여로 진주시민뿐아니라 타지 방문객도 쉽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10월 대대적인 축제 시즌을 앞두고 무료셔틀버스 운행으로 방문객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으며 지난 5월에 실시된 교통카드 확대시행은 축제도시 진주의 이미지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의로 부여됐던 시내버스노선번호가 권역별로 나눠 부여됨으로써 더 편리하다는 승객들의 의견도 있었다.

중절모를 쓴 박모(73)할아버지는 “두 세번만 타면 금방 아는데 이전과 똑같다”고 잘라 말하며 타고자 하는 버스를 가장 먼저 타고 금세 자리를 떠났다. 아침 출근길에 만난 강모(33)씨는 “이제 많이 타고 적응돼서 상관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전부다 좋아질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승객도 “뉴스에서 이미 봤고 정류장에 번호병용안내판이 있어서 괜찮다 ”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노인분들을 위한 읍·면·동 설명회와 명함식 안내책자를 인구수대로 배포했고 현재까지 민원건수가 10건 정도로 미미한 수준으로 성공적인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본적으로 노선자체가 변화한 것이 아니고 구번호와 신번호를 병용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정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정착을 넘어선 서비스 ‘질’ 향상으로

반세기만의 시내버스번호체계개편의 혼선과 시행착오는 필연적이다.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하루빨리 시민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시내버스로 자리잡아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질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승객중심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 시내버스의 ‘보이는 번호판’시범설치는 시민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번호판 아래 광고를 노출시켜 시의 재정부담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일석이조’ 아이디어로 화제가 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튀는 아이디어 이전에 선행될 것은 기본적인 안전운행과 배차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권역별로 나뉜 버스체계에 찬성을 보내나 시내같은 경우 노선이 겹치는 곳이 많아 주말에 버스 여러대가 맞물려 시내를 통과해 차량흐름을 혼잡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고 말했다.

기사들의 불법·불친절 운행을 근절하기 위해  승객이 승·하차·앉은 후 출발하는 운행이 되도록 유도해야한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금을 차등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새로운번호체계의 정착을 넘어 한 차원 높은 대중교통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당국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

박성민 수습기자 smworld17@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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