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식초에 멸치회, 그맛이 일품이라
막걸리식초에 멸치회, 그맛이 일품이라
  • 경남일보
  • 승인 201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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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6>남해이야기
▲멸치회 상차림

 

조금 색다르게 맛이 있는 음식이 있으면 아무 곳이나 달려가고 싶다. 이렇게 길을 나서 둘러보며 체험해보고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다. 이렇게 좀 더 꾼이 되어 내가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으로 삶에 윤기를 더할 뭔가를 드릴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보물섬 남해 구석구석 둘러보면 며칠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냥 차를 달려 핸들 돌아가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에 담아오면 정말 좋은 것을 만끽하고 웃으며 돌아오는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보물섬 남해로 들어가는 길은 남해대교와 창선·삼천포대교이다. 삼천포까지 4차선이 완공되어 창선·삼천포대교와도 바로 연결시켜놓았으니 창선도와 사천시를 연결하는 한려수도 최고의 명물 창선·삼천포대교를 통하여 들어가는 것을 즐겨한다. 총연장 3.4km에 5개의 교량으로 구성된 창선·삼천포대교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다리의 향연으로 지난 2003년 4월 28일 성웅이순신의 탄신일을 기하여 개통하였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명물로 탄생한 창선·삼천포대교는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의 섬을 연결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상국도(국도3호)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남해의 새로운 관문으로 탄생한 이 다리는 창선도의 육상교량으로 150m길이의 PC 빔교인 단항교, 창선과 사천 늑도를 잇는 340m의 하로식 아치교인 창선대교, 사천시의 늑도와 초량을 잇는 340m 길이의 PC 상자형 늑도대교, 초양섬과 모개섬을 잇는 202m의 종로식 아치교인 초양대교, 모개섬과 사천시를 연결하는 436m의 콘크리트 사장교인 삼천포대교라는 5개의 교량이 다리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남해군 또한 주변 개발을 통해 명실상부한 한려수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니 이제 곧 창선·삼천포대교 주변에 전망타워, 콘도, 호텔, 유람선이 투자유치 되고, 해양레포츠 시설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남해군 창선면 북쪽 끝 단항의 해발 150m 높이에 있는 전망타워에서 바라본 섬과 다리들의 장관은 어떻게 말로 다 표현을 할 수 있겠는가?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는 남해의 동북 끝, 어선들이 하얀 물살을 일으키며 바다를 가로질러 조업에 한창이고, 어둠이 밀려와 다리 위를 달리는 차량의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아름다움을 극에 이를 것이다.

남해군에는 보물섬답게 체험마을이 많이 있다. 창선 동대만갯벌체험장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시설에서는 갯벌체험, 통발체험, 바지락체험, 굴따기체험 등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관심 있는 분들은 예약하여 이런 체험을 경험하면 좋겠고 바래길도 있다. 바래는 남해의 어머니들이 물때를 맞추어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갯벌로 나가 해조류와 낙지, 문어 등 해산물을 필요한 만큼만 채취하는 작업을 말하는데, 바래길은 채취한 해산물을 담아왔던 생명의 길을 말한다. 남해 바래길을 아침 일찍 걸으면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으며 남해의 바다도 보고, 작은 시골마을도 볼 수 있으니 마음이 푸근해질 것이다. 바래길은 총 7개 코스 총 100여km나 되는 엄청나게 긴 길이다.

창선대교 주변에는 멸치회와 갈치회 등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법 알려진 맛집이 있다. 음식을 먹기 전에 남해의 유명한 죽방렴이 한눈에 보이는 창선대교 위에서 죽방렴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죽방렴이란 대나무 발로 만든 그물을 세워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나무 어살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재래식 어항에서 잡힌 생선은 빠른 물살에 의해 생선살의 탄력성이 높아 그 맛이 매우 뛰어난데, 남해의 죽방렴은 시속 13~15km의 거센 물살이 지나는 지족해협의 좁은 물목에 설치되어 있어 이곳에서 남해의 특산물인 멸치가 가장 많이 잡히며 꽁치, 전어, 새우 등도 잡힌다. 하루에 두 번 정도 어부가 배를 타고 들어가 멸치를 건져 내오며 여기서 잡힌 멸치는 신선도가 높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이곳 죽방렴을 이용해서 잡은 멸치는 일반 그물로 잡은 멸치에 비교하여 살이 토실하고 연하며 고소한 맛 또한 일품인데 대표적인 것이 멸치쌈밥과 멸치회 등으로 남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특히 4월경 봄철에 잡히는 멸치가 가장 맛이 좋다. 모처럼 멸치회와 멸치쌈밥을 시켰다. 싱싱한 멸치와 천연양념만을 사용한 맛깔 나는 멸치쌈밥은 갓 잡은 멸치를 다듬어 육수에 넣고 손질한 우거지를 더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 양념만 넣어 자박하게 지져내면 멸치쌈밥은 비리지 않고 진한 맛이 난다. 친환경 상추와 보기만 해도 입맛 당기는 마늘장아찌 같은 밑반찬도 함께 나오니 식성에 따라 아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별미는 멸치회이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신선한 멸치회는 내장과 살을 분리한 멸치를 반으로 갈라 각종 채소를 넣고 막걸리를 발효시켜 만든 막걸리식초로 만든 초장에 무쳐 내는데 그 또한 맛이 일품이라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하여도 호호불어 가며 맛에 취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불리고 원예예술촌, 독일마을, 해오름예술촌을 둘러보며 마음이 넉넉해지고 생각이 커지는 것을 느껴 ‘아 여행이 이래서 좋구나’하면서 또 다른 원시어로시설인 홍현마을의 석방렴을 둘러보고 가천다랭이마을로 향한다. 설흘산(488m)이 바다로 내리지르는 45도 경사의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을 일구어 놓은 곳으로 조상들의 억척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남해 가천 다랑이 논'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지정 되어있는데 명승은 지방지정문화재에 속하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문화재청에서 경치가 뛰어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그럼 본격적으로 마을을 살펴본다. 정면에 보이는 섬이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이고, 그 뒤 10시 방향이 남해 금산이다. 얼마 전에 마을을 개척한 선조들이 지게를 지고 다녔던 옛 길인 지겟길이 복원되었는데 해안가 절벽에 복원된 2.5km 길이의 지겟길은 다랭이 마을 사람들이 지게에 흙과 나무, 거름 등을 지고 다니며 농토를 만들고 일구기 위해 낸 길이라 더 정겹다. 가천 암수바위는 경남 민속자료 제13호로 숫바위는 남성의 성기를 암바위는 만삭이 된 여성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설흘산 등산이 부담스럽다면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곳을 산책해 보자. 지리산 둘레길, 제주의 올레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 다랭이 마을에서는 다양한 농어촌 체험도 할 수 있으며 막걸리와 간단한 식사거리를 파는 집도 몇 군데쯤 있는데 그중 시골할매막걸리가 유명하다. 직접 기르는 유자나무 밭에서 한 잎 한 잎 정성들여 따온 유자잎을 잘 씻어 말린 뒤, 술을 거를 때 함께 넣고 20일쯤 발효시킨 할머니표 유자잎막걸리가 맛있다.

이제 바다건너 여수를 바라보며 서상으로 향한다. 남해스포츠파크를 지나 남해-여수여객선터미널부근에서 유명한 남해물회를 먹는데 손님이 많아 기다렸다 먹어야 할 정도이다. 나오는 음식은 매우 간단한 물회, 갓김치, 메밀면 사리가 전부이지만, 약초와 채소 등 20여종의 재료를 넣어 달인 육수를 사용하여 만든 이곳의 물회는 콜라겐, 불포화지방산, 리놀렌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탄력 있고 고운 피부를 유지하게 하고, 체질보강, 보혈기능, 혈액순환, 변비치료 등의 기능이 있으며, 머리 가락을 검게 하면서 탈모 예방에 도움을 주는 목귀초도 함유되어 있고, 항암 및 항종양작용과 당뇨병 및 고혈압 개선작용 등 그야말로 만병통치약 같은 음식이라고 소개를 한다. 새콤달콤한 육수에 슬러시가 아닌 얼음덩이가 있어 좀 불편하게 느꼈지만 깔끔하게 물회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남해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다./충무중학교 교사

▲삼천포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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