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판전 보존방안·전담연구기관 설립 시급
장경판전 보존방안·전담연구기관 설립 시급
  • 경남일보
  • 승인 201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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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八萬大藏經板)을 보관해 놓은 장경판전(藏經板殿·국보 5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과학적인 원리는 현대 건축기술을 능가한다. 고건축학계에서조차 다시 짓는다 해도 과학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설계를 바꿀 필요가 없을 만큼 수분관리 등의 기능이 완벽하다고 했다. 장경판전은 경판 보관 기능을 살리기 위해 건물 내부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목판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서로 다른 크기인 붙박이 살창에 있다 한다. 장경판전의 벽면 아래 위와 건물 앞면, 뒷면 살창 크기를 다르게 했다. 공기가 실내에 들어가서 아래와 위로 돌아 나가도록 했다. 건조한 공기가 건물 내부에 골고루 퍼진 뒤 빠져나가도록 한 것이다.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기 위해 지은 목판 보관용 건축물이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연구원 주최로 대장경 천년관에서 열린 ‘팔만대장경 새로운 천년을 위한 보존·관리방안’ 국제학술세미나에서 팔만대장경판을 온전하게 보존하려면 장경판전의 환경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대장경이 균류와 곤충류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면 정기적으로 대장경과 장경판전 주변의 먼지를 없애 곤충의 알, 미생물, 포자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한국의 건축유산 대부분은 목조가구식 구조로 세워진 목조건축 유산이다. 따라서 해인사 장경판전 같은 건축유산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목조건축 유산은 부재로 사용한 나무가 부식되기 쉽고 변형되기 쉬워서 지속적인 수리·보수 등의 활동을 거칠 때만 제대로 유지된다.

합천해인사의 장경판전은 조선 초인 15세기에 지어졌다. 오랜 세월 동안 큰 손상 없이 경판을 보존해온 비밀의 핵심은 통풍이다. 그리고 바닥을 깊이 파서 소금, 숯, 찰흙, 모래, 횟가루 등을 층층이 쌓아 다졌다. 습도가 높으면 바닥이 습기를 빨아들이고 가물 때는 바닥이 습기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의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험요소를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연구의 지속과 함께 보존방안을 세우는 전담연구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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