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
천재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
  • 연합뉴스
  • 승인 201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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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작 '용의자 X의 헌신' 한국서 영화화

'용의자X'

<감독 방은진/ 출연배우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상영정보 18일 개봉/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장르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소설 '용의자X의 헌신'은 한국에서도 많은 애독자를 둔 작품이다.

 짝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내는 치밀한 이야기는 일본과한국의 많은 팬을 사로잡았고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한국에서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원작 소설의 열혈팬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을 법도 하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에 새로운 재미를 불어넣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이야기 구조가 꽉 짜인 미스터리 장르는 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은진 감독의 연출로 만들어진 새 영화 '용의자X'는 원작의 분위기와는완연히 다른 새로운 색깔을 입혀 영화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영화는 사건의 숨겨진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과 심리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미스터리 장르라기보다는 멜로와 감성 드라마의 성격이 짙어졌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고 그 끝에서 숨겨졌던 진실과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 분출되는 두 남녀의 격정적인 오열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수학 천재지만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석고(류승범 분)는 옆집에 이사 온 화선(이요원)에게 첫눈에 반한다.


 화선을 조용히 지켜보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던 석고는 어느 날 옆집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를 듣고 화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한다. 성폭행을 하려던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이고 당황해 하는 화선에게 석고는 자수하지 말고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겨달라고 한다.

 살인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형사 민범(조진웅)의 수사가 시작된다. 민범은 화선이 범인이라는 심증을 굳히지만 석고가 세워준 완벽한 알리바이를 깨지 못해 애태운다.

 영화는 석고와 화선의 만남, 전화통화를 비중 있게 보여주며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전달한다. 배우들의 호연이 이런 연출 의도를 잘 살렸다.

 류승범은 내성적이고 음울한 수학 천재 캐릭터에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점점 보는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그간 TV 드라마에서 안정적인 멜로 연기를 보여줬던 이요원 역시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조진웅은 관찰자의 역할을 무게 있는 연기로 이야기를 힘있게 끌어간다.

 여성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용의자X'는 가을에 영화관을 찾는 여성 관객들을 깨나 울릴 듯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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