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으로 황금빛 시대 만든다
씨앗으로 황금빛 시대 만든다
  • 강진성
  • 승인 201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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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산업이 농업의 미래

세계경제에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선박, 화학 등이다. 단시간에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중공업 비중이 크다. 경제규모를 보자면 선진국대열에 끼일만도 하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대게 선진국은 기술집약이 된 산업을 통해 소득을 올린다. 제약분야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 부각되고 있는 것이 종자다.

네덜란드는 종자의 나라다. 한해에도 수천종의 새 품종이 탄생한다. 2008년 세계 출현,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1만 400건의 종자를 출원했다. 그해 전세계가 출원한 3만391건 중 1/3이 넘는 숫자다. 두번째로 많은 독일의 4452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우리지역에서 재배되는 파프리카 역시 네덜란드 품종이다. 파프리카 씨앗 1g(약 10만원)은 금 1g(약 6만원)보다도 비싸다.

■황금알을 낳는 종자산업

한해 세계종자시장은 80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시장을 놓고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중이다. 좋은 품종을 개발하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셈이다. 우리땅에서 자란 농산물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품종은 외국종자다. 파프리카, 버섯 등 한해 해외 지급되는 로열티만해도 200억이 넘는다. 우리가 개발한 종자를 키워 소비하는 ‘종자주권’은 국내농업을 살리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가 종자에 관심을 가진 것은 30여년 전이다. 이기간중 종자를 산업으로 생각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한 것은 지난 2002년 국제식물 신품종 보호동맹(UPOV)에 가입 이후로 10년에 불과하다.

UPOV는 우리나라는 각국이 개발한 종자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10년간 유예해 왔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해 1월 품종보호제도가 시행되면서 이제는 우리도 보호대상 신품종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기존에 지불하고 있는 로열티 외에 내년에 당장 추가로 나가야 하는 돈만 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로열티를 지불하게 되면 농산물 가격 역시 오르게 되고 우리식탁은 더 초라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외화낭비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늦은감이 있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부터 글로벌 수출종자를 개발하고 수입품종을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금보다 비싼 종자를 개발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골든시드프로젝트(Gold Seed Project)’는 올해 25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4911억원이 투입된다. 품목은 벼, 감자 등 20여종에 이른다. 우리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국산화율을 높여 식량주권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경남의 종자개발 현황

품종개발은 단연 중앙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역별 기후, 토양의 차이가 있는 만큼 지자체가 그에 맞는 품종을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현재까지 183개의 품종을 육성했다.

장미, 국화, 거베라 등 화훼가 159품종, 딸기, 양파, 멜론 등 채소가 16종, 과수와 약용이 각각 4종에 이른다.

이중 대한민국 식탁에 단골처럼 오르는 새송이버섯은 경남농기원이 개발한 품종이다. 새송이버섯의 연간 총생산액은 530억원에 이를 정도다.

당장 로열티지불의 대상인 딸기의 경우 현재 도농기원이 개발한 품종을 진주의 농가에서 현지실증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의 특산물인 단감은 창원 등 농가에서 현지 적응시험을 하고 있다. 이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일반농가에 보급되어 진다.

■선택이 아닌 필수산업

품종개발은 1~2년 투자해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다. 10년이상 장기적 투자와 연구에 의해 개발된다. 이런 문제때문에 민간보다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 육성산업이다. 


이같은 사정에도 품종개발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외국품종의 국산화다. 로열티 지불로 인한 외화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우수한 품종이라면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 로열티 협상의 유리한 위치확보를 위해서다. 우리가 품종개발을 하지 않고 수입에만 의존한다면 상대국가가 부르는 것이 값이 되는 불리한 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품종을 가지고 있기만 해도 상대국은 가격을 낮춰 외화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실제 일본이 우리가 UPOV에 가입한 2002년 우리측에 요구한 딸기 로열티는 700억원이 넘었다. 이후 우리품종인 설향, 금향, 매향 등이 개발되자 일본은 당초 로열티의 1/10수준으로 낮춰 제시하기도 했다.

■개발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청양고추는 우리나라 토종 종자지만 15년간 미국에 로열티를 주고 사와야 했다.

청양고추 종자를 가지고 있던 국내회사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세계최대 종묘회사인 미국의 몬산토에 넘어가면서 생긴일이다.

이뿐만 아니다. 삼복 꿀수박 역시 몬산토가 주인이 됐다. 종자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해외 종묘회사들에게 토종종자를 보유한 국내회사가 무차별적으로 인수합병되고 있다.

흥농종묘와 중앙종묘가 미국 몬산토에, 서울종묘는 스위스 신젠타에, 청원종묘는 일본 사카타코리아에 인수되면서 국내 4대 종묘회사가 모두 해외에 넘어갔다. 

힘들게 개발한 종자가 해외자본에 인수되면서 우리종자를 역으로 해외에서 수입해야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게 됐다. 다국적기업이 종자값을 올리게 되면 식탁물가 역시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동부그룹이 몬산토로부터 청양고추를 비롯한 채소종자 사업을 인수하기로 밝혀 되찾아 올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토종종자는 외국기업의 소유로 남아있다.

정부는 종자개발만큼 토종종자를 지키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 기업의 인수합병을 넘어 우리의 먹거리가 해외로 반출되는 재앙을 막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투자와 함께 민간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재정 건정성을 확보시켜 더이상 토종종자를 뺏기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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