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표'의 쓰임
'낫표'의 쓰임
  • 경남일보
  • 승인 201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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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경남도교육청 장학관)

'「 '은 무엇과 닮았는가.

'「」'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나이에 따라 기호음식이 달라진다. 자장면이나 라면을 좋아하는 시절이 있다. 특히 군인시절에 근무를 마치고 페치카에서 끓여 먹는 라면 맛은 일품이다. 그런데 사회생활 이후 먹는 라면 맛은 그 시절과 같을까.

오래 되지 않은 시대에 한복을 입었다. 남자는 출입 시에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나들이를 하였고, 여자들의 평상복은 치마와 저고리 차림이었다. 그러나 기계문명의 발달로 옷감의 대량생산과 양복·양장점의 성업으로 명절 또는 대소사에 한복을 입는 시대로 바뀌었다. 

세로쓰기에서 오랜 시간이 걸려 가로쓰기로 전환되었다. 교과서는 1948년대에 가로쓰기로 시행하였다. 이 시절의 아동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세로쓰기로 문자를 익히고, 입학 후에는 가로쓰기 교과서를 읽고 가로쓰기로 필기를 하였다.

신문의 가로쓰기는 1985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여 1990년대를 시점으로 전반적으로 바뀌게 된다. 학생은 학교에서 보고 배운 것이 사회에 그대로 적용되어야 학습효과가 높다. 일반적으로 신문의 가로쓰기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학습자는 학습구조에 혼란을 경험했을 것이다.

글을 쓸 때 따옴표를 많이 사용한다. 문장 안에서 대화, 인용, 특별 어구 등을 특별히 구별하여 나타낼 때 사용하는 부호로 낫표(「」), 겹낫표(『』), 작은따옴표(' '), 큰따옴표(" ") 이다. 그런데 세로쓰기 문장에 따온 부분의 위쪽에 '을 아래에 '를 찍으면 모양이 어울릴까?

세로쓰기에 인용부호로 낫표를 사용하였다. 낫이란 시우쇠로 'ㄱ' 자 모양으로 만들어 안쪽으로 날을 내고, 뒤 끝 슴베에 나무자루를 박아 만든 곡식, 나무, 풀 따위를 베는 데 쓰는 농기구이다. 기역자는 '낫'의 모양을 닮았다. 세로쓰기에 끌어온 글을 표시할 때 「」를 사용하면, 낫을 위에 걸어놓고 아래에 받쳐 '잘라온다'는 의미에 어울리는 기호라 할 것이다.

현대는 컴퓨터 시대로 자판을 치면 기호가 되고 결합되어 문자가 된다. 그런데 자판에 ' '는 있지만 「」는 특수기호로 취급되어 '전각기호(일반)'를 열어야 나타난다. 이를 봐도 요즘은 가로쓰기가 대세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모 TV방송국에서 매주 '우리말 겨루기'를 방영하고 있다. [낱말찾기], [연상낱말 맞히기], [우리말 바르게 쓰기]의 단계로 진행되는데 우리말을 알게 하는 교양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지난 9월 마지막 주 방송에서 아쉬운 점은 가로쓰기로 제시된 단어를 박스에 넣어 「흥청망청」으로 표기하였다.

모든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 발전되어 간다. 가로쓰기 문장에 '낫표'의 사용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안명영·경남도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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