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박수식 (경희동원당한의원)
예전에는 양방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먹다 안 들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새는 감기 걸리면 바로 한의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한약으로만 치료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감기로 한의원을 찾아가는 경우, 3가지의 약 형태 중의 하나가 처방된다. 첫 번째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이다. 초기 감기이거나 거의 나아가고 있을 때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가루 감기약이 있다. 달여 먹는 첩약에 비해 효과가 약하지만, 보험이 적용되므로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며칠 분씩 달여 주는 첩약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보험 가루약이 잘 듣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는 체질과 증상에 맞게 원장이 직접 처방하여 감기약을 달인다.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이 정도 처방이면 감기가 잡힌다.
한약으로 감기를 치료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 중의 하나가 빨리 한의원에 오지 않고 늦게 오는 경우이다. 감기가 걸렸을 때, 빨리 치료하지 않고 한두 달씩 질질 끌다가 한의원에 오게 되면, 거의 면역을 높여주는 한약을 써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감기를 이겨내기에는 기력을 너무 많이 소모시켰으므로, 맞서 싸울 기운을 보강시켜야만 치료가 되는 것이다. 물론 기력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에 잘 낫지 않고 오랫동안 감기를 앓은 것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다.
모두들 알다시피 감기바이러스는 워낙 변종이 많기 때문에 감기바이러스를 모두다 없애는 약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감기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있는 병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 침입한 바이러스들을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딱 하나. 바로 내 몸의 면역능력뿐인 것이다. 따라서 감기를 자주 앓거나,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계속 질질 끄는 사람들은 그 면역체계 자체를 강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평상시에 감기를 자주 걸리는 사람은 미리 면역을 강화 시키는 한약을 먹어보라, 그럼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경희동원당한의원 박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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