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과 헬렌 켈러, 누가 더 행복했을까
나폴레옹과 헬렌 켈러, 누가 더 행복했을까
  • 경남일보
  • 승인 201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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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SNS(Social Network Service·누리소통망)가 보편화되었다. 스마트폰 이전에는 국내의 '싸이월드'가 가장 대표적인 SNS였다면 이제는 페이스북(Facebook)과 트위터(twitter)가 이른바 대세가 되었다. 필자도 지인들과의 연락망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에 비한다면 더 공개적인 공간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애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평소처럼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훑어보고 있던 어느 날,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되었다. 좋은 곳으로 여행 다녀온 이야기, 맛있는 것을 먹은 이야기, 그리고 예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뉴스피드에는 행복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마치 '행복 자랑하기' 경쟁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내 친구의 친구, 원한다면 그 너머까지 나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때문인걸까. 때로 SNS에 업데이트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친구들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이 즐거운 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즐거워 보이고 싶은 것인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리고 묻고 싶어진다. "나폴레옹과 헬렌 켈러 중 누가 더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최근에 읽은 책에서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을 제패한 황제 나폴레옹이 전쟁에 패하여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임종을 맞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내 생애에 있어서 정말 행복했던 날들을 손꼽아 헤어보니 겨우 엿새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눈이 멀어 볼 수 없었고 귀가 먹어 들을 수 없었던 헬렌 켈러 여사는 세상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의 일생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행복했다."

무엇이든지 적은 것보다 많은 것이 낫다고 하는 이 사회의 기준에 기대어 보았을 때 세기의 영웅으로 불리는 나폴레옹이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들리지 않았던 헬렌 켈러보다도 행복했던 날이 짧다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나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나에게는 나의 만족이 행복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느끼는 만족이 행복이 된다. 물론 다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가 만족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역으로 내 기준으로 상대방의 감정과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SNS에 무의미한 자기과시를 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당신이 만족하는 순간에 행복하고, 그렇지 못한 순간에 슬퍼해라. 스스로의 기준에 만족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김민희·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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