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무원 쩐티펑지씨의 한국사랑
베트남 공무원 쩐티펑지씨의 한국사랑
  • 정원경
  • 승인 201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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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원 연수로 맺은 인연 4년째 이어가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맞은 올해 경남도농업기술원과 4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인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베트남 동나이성 식물보호국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 쩐티펑지(39·여). 자국의 바쁜 공무에도 시간을 쪼개 틈틈이 공부하며 지금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들과 이메일을 통해 농업연구와 지도에 관한 내용을 배우고 있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부터다. 한·베트남 국제농업교류 일환으로 경상남도가 베트남 동나이성과 농업기술교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경남농업기술원(원장 최복경)의 농업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처음 한국에 온 쩐티펑지는 베트남과 다른 생활양식에 눈앞이 깜깜했다. 짧은 시간 안에 적응해야 했으니 정신적, 육체적 피로는 말할 것도 없었다. 특히 베트남은 점심식사 후에 오침을 가지지만 한국은 오침이 없어 그의 육체적 피로는 더했다.

오침에 이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한 쩐티펑지는 차멀미로 연수 초에 고생 깨나 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서 진주서 서울까지도 갈 수 있지만 차를 타고서 1km 가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다행히 그 뒤로 차를 타고 다니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차멀미도 없어져 기분 좋게 출장을 다녔다.

그는 농업연수생으로 약 6개월간 도농업기술원 병리곤충실에서 농작물 병해충을 연구했다. 연수를 받으며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에 매료된 쩐티펑지는 이듬해인 2009년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경상대 대학원 응용생물학과에 진학해 한국어와 한국농업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는 2년 만에 석사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졸업 논문도 영어로 작성하기보다 한국어로 작성했다.

쩐티펑지는 졸업논문은 반드시 한국어로 작성하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막상 작성하려니 걱정이 아주 많았다.

당시 응용생물학과 교수님들의 응원과 박창석 교수를 비롯한 권진혁 연구사의 도움으로 그는 열심히 전공 공부를 하면서 매일 일상생활 회화를 통해 한국어 구사 능력을 익혔다. 그렇게 조금씩 준비해 논문 작성을 다 마쳤다.

그녀가 저술한 논문은 '고추 탄저병(Colletotrichum acutatum)방제를 위한 Streptomyces padanus 1A70-5의 평가'라는 제목으로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연구 46권에 게재됐다.

2008년 5월, 쩐티펑지는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연수기간 중에도 한국식물병리학회 3편, 한국균학회 1편 등 전문학술지에 4편의 논문을 공동으로 게재했다.

평소 한국어를 좋아하는 쩐티펑지는 한국어 사랑만큼이나 한국 노래도 좋아한다. 많은 노래 중에 그가 처음 좋아한 노래는 '애국가'였단다.

연수 1주일째 되는 날 출장길에 한국어도 잘 모르는 그가 애국가를 1절에서 4절까지 불러 권진혁 박사를 놀라게 했다. 지금도 베트남에서 진주가 그리울 때마다 '콩깍지', '아미새', '무조건', '샤방샤방' 등의 노래를 듣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한국에서 최고로 꼽고 지금의 동료들에게도 말하는 것이 한국 사람의 근면성이다. 특히 2009년 경제위기를 빨리 회복한 것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잘 대응하고 힘을 합쳐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배운 지식을 베트남 환경에 적합하게 응용해 조국 농업 발전과 농민에게 봉사하고 싶다는 쩐티펑지는 "한국에 있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도움과 따뜻한 사랑을 주신 한국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베트남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사랑하는 조국에 봉사하는 사람이 되겠다"며 "양국 간에 계속적인 교류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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