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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대 전략이찬규 (창원대학교 총장)
이은수  |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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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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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치권에서 불거져 나온 반값 등록금 정책은 국내 대학가를 통째로 흔들어 버렸다. 올해 반값등록금을 위해 투입된 국가 장학금 예산은 1조7500억원이다. 정부에서는 대학 등록금을 인하하도록 권고하는 동시에, 증액되는 국가장학금에 대해 일정부분을 대학에서 대응투자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재정적 어려움을 무릅쓰고 그나마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은 국립대와 지방 사립대들이다. 국립대들은 지난 수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상태에서 또 다시 인하하여 국민의 고통분담에 동참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국립대는 등록금의 절반가량을 각종 장학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하지만 등록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수도권의 주요 사립대들은 2% 정도의 소폭 인하를 했다. 결과적으로 반값 등록금 달성을 위해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현재 방식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각 캠프에서는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중에는 실현가능성이 있을까 의문이 드는 정책들도 있다. 예를 들어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각종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장학금으로 전환해 대학에 분배함으로써 등록금을 낮추자는 방법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부지원예산을 대학에서 학생들의 교육 및 연구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인 듯하다. 즉 명목상의 등록금 액수가 중요한 것인지 아니면 학생들이 받는 다양한 혜택도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시각의 차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시점에 우리는 거시적으로 고등교육의 공공성 문제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명제를 근원적으로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국가가 국민의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공공성 논리도 맞으며,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라는 수익자 부담의 논리도 맞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논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책은 국립대와 사립대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국립대는 정부에서 국민의 고등교육을 담당하겠다고 설립한 교육기관이며, 사립대는 국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교육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교육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에서 대학에 재정을 보태지는 않고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국가는 고등교육을 원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국민에게 국립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립대에 추가로 운영예산을 지원하고, 그 지원액에 상응하는 만큼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등교육에서 국립대가 담당하는 비중을 현재수준보다 높여야 한다. 학령인구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립대의 입학정원을 늘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사립대 중에서 국가의 재정지원과 통제를 동시에 받고 공공부문의 역할을 담당할 대학을 선발하여 국립대처럼 운영하면 된다. 물론 역량이 모자라는 사립대를 연명시키기 위한 방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나머지 사립대는 철저히 자율성을 보장하면 된다.

반면에 국립대도 무조건 재정지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 지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수도권에 있는 소위 일류대학들도 전일제 대학원생을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현실에서 소위 거점국립대라고 부르는 모든 국립대가 모든 학문분야에서 KAIST나 POSTEC처럼 연구 중심을 표방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낮다. 차라리 광역경제권 단위를 고려해 소수의 대학만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집중육성하는 동시에 이들 대학은 학부조직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반면에 다른 국립대들은 지역사회와 연계된 한두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역량을 강화시키고, 내실 있는 학부교육과 지역민의 평생교육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는 학사조직을 재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방식의 전공을 개설하여 융·복합 학문 등 교육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대부분의 국립대는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직장과 정주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고려할 때 교육환경은 정주환경의 핵심이다. 따라서 지방 국립대를 육성하는 것은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면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미래 지향형 전략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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