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린 상아탑
눈 가린 상아탑
  • 곽동민
  • 승인 201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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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민 기자

정기국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정감사도 어느덧 막바지다. 비록 구태의연하고 날카롭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 대표들이 국민의 권익을 위해 나랏일을 감독하고 비판하는 자리인 만큼 많은 관심과 뒷이야기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평소 잊고 있었거나 잘 모르고 있었던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행정부처의 안일한 근무행태나 잘못된 점을 다시 상기하고 바로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시민들과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며칠 전 기자는 인터넷을 통해 지역의 대표 상아탑인 경상대학교가 교직원들의 비리와 비위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기사를 접했다. 학문과 예술,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에서 비리나 비위를 저지른 이가 많다는 것도 충격적일진데, 이를 학교에서 엄벌하지 않고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것이 입안을 더 씁쓸하게 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난 1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원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5년간 경상대학교 교수 등 교직원들이 각종 비리와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건수가 3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징계사유는 음주·무면허 운전이 20건(66.7%)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구비 부정 수령 및 집행 2명, 공금횡령 2명 등이다.

특히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는 경상대 전 총장이 진료행위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진료수당 9000만원을 부당 수령해 적발됐다. 그 외에도 교수의 연구원 성희롱, 동료 폭행, 인사청탁 금품수수 등도 드러났다.

반면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현황을 보면 견책·경고가 21건(70.0%)으로 가장 많았고, 정직 등 중징계는 4건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대학교수는 우리 사회 지도층으로 모든 시민의 모범이 돼야 할 최고의 지성인 만큼 솜방망이 처벌로는 오히려 내성만 키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도 김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 대학교수뿐 아니라 교육계에 몸 담고 있는 교직원들 또한 학생들에게, 시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국립대학교의 직원이라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 신분인 만큼 더욱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특히 범법행위에 대해서도 신분에 걸맞은 엄정한 징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반성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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