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어
존칭어
  • 경남일보
  • 승인 201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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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객원논설위원)
‘이 건물 3층에 그 식당이 자리하시고, 지금은 점심시간이셔서 할인이 계실 겁니다.’ 예약 없이 어느 건물에 가서 음식점 위치를 묻는 질문에 빌딩 안내원이 답한 말이다. 이와 유사한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듣는다. 사물과 시공 간에 무분별하게 갖다 붙이는 존칭어말이다. 웃어른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현하는 존대말이 아무렇게나 쓰이고 있음이다. 해프닝도 아니다. 일상화된 세태가 되었다. 듣기에 거북한 표현들이다.

▶존칭어를 쓰면 사람 사이도 돈독해질 가능성이 많으며 분쟁의 소지도 확 줄어든단다. 부부간에도 서로 존경 언어를 사용하면 사랑의 정도도 높아지며 그럼으로써 싸움의 빈도도 줄어든다는 보고가 많다. 우리뿐 아니라 외국어도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존대말이 존재한다. 존칭어가 없다는 영어도 표현에 따라 존경어로 인정될 구석은 얼마든지 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시고, 멀리 친 골프공이 연못에 빠지시고, 지불한 요금은 얼마이시며, 가을에 별미인 전어회이시고, 이 물건의 가격은 이미 인하되어 있으십니다.’ 이런 괴상한 말들을 상황은 달라도 자주 듣게 되었다. 자주 이용하는 통신사, 음식점 등 서비스 업종의 영역에서 특히 그렇다. 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민원부서에도 흔한 말이 된지 오래다.

▶언어도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말도, 뜻도 변한다. 따라서 국어인 우리말의 문법도 변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틀리게 변하게 해서는 안된다. 어법상 틀린 것을 별것 아닌 것으로 여겨선 곤란하다는 말이다. 글과 말의 집산지인 언론기관의 경각과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아나운서들의 우리말 오남용도 한심한 지경이며, 기사 또는 칼럼에서도 어법상의 하자가 많이 발견된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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