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 따른 교훈
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 따른 교훈
  • 경남일보
  • 승인 2012.10.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욱 ((주)대리화학 부장)
경북 구미의 화학공장에서 불산가스가 누출된 지 벌써 20여일이 지나고 있다. 1991년도 페놀사건을 필두로 간간이 환경오염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면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화학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한다.

그래서 막연하게 불안해 할 진주시민들을 위해 우리 공장의 내부 사정을 좀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대림화학이 상평공단에 터를 잡은 시기는 1976년이었다. 그때는 산알칼리 전해공장으로 염소, 염산, 가성소다, 수소를 제조하는 공장이었으나 1980년대 말 무기화학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우리 회사도 유기정밀화학으로 업종을 전환해 199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자재료를 생산하는 전문회사로 전환했다.

더욱이 2003년에는 새로운 화학전문 산업단지에 공장을 증설해 생산공정의 70%는 그곳에서, 진주공장에서는 나머지 30% 정도의 생산라인만 가동하는 중이다. 하지만 생산라인에서 염산 수용액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어 늘 조심스럽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행여 천만분의 일의 사태로 보관중인 염산이 누출이 된다는 가정을 하고 매년 실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방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불산가스 누출사고에서 증명되었듯이 환경오염사고는 초동진화가 사고피해의 전부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즉 누출된 오염물질의 종류를 정확하게 알고 첫 번째로 확실하게 차단하고, 두 번째로 누출된 오염물질을 중화처리해야 하는 그 원칙에 충실하게 방제를 했다면 이번 불산사고도 그렇게 큰 인재로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공장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밥 먹는 일보다 더 익숙하게 방제 매뉴얼을 익히도록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공장에서는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모든 시설물의 안전점검을 최우선으로 하고 특히나 염산의 저장탱크 근처는 전문가만이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천만분의 일의 사태로 사고발생에 대비해 방제약품을 비치하고 있다. 그리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방제장비(방제복, 마스크, 소화기 등)를 비치하고 작업자의 안전 또한 충분히 보장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시민들이 보는 이 지면을 통해서 알리는 것은 우리 회사는 이런 일을 하면서 잘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안심해도 된다는 홍보를 넘어 스스로 안전에 대한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우리 회사의 선언인 셈으로 치면 좋겠다.

칼은 칼자루 안에 있을 때가 가장 두렵다고 했다. 그 말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할 때란 뜻이 아니겠는가? 두려움의 실체를 알게 된다면 그에 대한 대처를 해갈 능력을 배양하기 때문에 두려움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진주 시민들께서도 인근에 있는 대림화학에서 무슨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어떤 생산품을 만들며, 어떤 유해 화학물질이 보관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으니 우리 공장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대림화학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한번에 다 해소될 수는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막연하게 두렵고 진주 환경을 위협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탈피해 환경오염을 저감시키고자 스스로 노력하는 기업으로 이해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이현욱[1]
이현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