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메달
농업과 메달
  • 경남일보
  • 승인 2012.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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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강남대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장)
▲강남대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장
지난 여름은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드는 밤을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보냈다. 각자의 시합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다. 모든 경쟁에는 결과에 따른 서열이 있게 마련이며 올림픽에서는 촤상위급 선수에게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물론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선수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국민을 먹여 살리고 환경을 보전해야하는 소중한 농업에서 메달 기준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올림픽은 결과로 메달 순위가 결정되지만, 농업은 과정을 더욱 중요한 메달순위를 정하면 어떨까 한다.

예를 들면 몇 해 전 뉴질랜드 키위 재배 농가를 방문했을 때 머리가 희끗한 농장주인은 우리들에게 흙을 한 삽 정도 떠낸 후 그 속에 지렁이 숫자를 보였다. 흙속에 지렁이가 많은 것은 유기물이 많아 키위재배하기 좋은 흙이므로 농약을 살포할 필요 없이 건강한 키위나무를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농장주는 자기농장의 키위는 절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하고 농약으로부터 안전하다며 키위농사에서 좋은 흙을 만드는 기술은 올림픽 금메달감이라고 대단한 자부심을 보였다.

우리의 선입견으로는 농장의 높은 생산량과 키위 품질을 홍보할 수도 있었는데, 뉴질랜드 키위재배 농장주인은 지렁이를 이용한 좋은 흙 가꾸기만 홍보를 하였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 결과 그사람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우리 농민도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적합한 분야를 선택하고, 맡은 분야만큼은 최고의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 배운 지식을 접목시키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한미 FTA 뿐만 아니라 향후 불어 닥칠 중국과의 FTA 등 무역개방화에 따른 경쟁력을 높이고 기후온난화 등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한 과감한 돌파구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메달은 금, 은, 동의 차별이 심하고 메달권 밖으로 밀러난 선수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을 보상해 주기는 어렵겠지만 농사에 있어서 메달 도전은 도전했던 것만큼 성취결과를 안겨 줄 것이다.

이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한송이 국화를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어야 했듯이 그냥 가을이 되었다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것은 아니다. 농작업 단계별 최적의 환경조성은 물론 각종 병해충과 돌발적 재해로부터 작물보호를 위한 노고를 아끼지 않아야 하며 그리고 만사에는 때가 있듯이 묵묵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다음인 5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올림픽 경기에서만은 이미 작지만 강한 나라로 국위를 선양했다.

다음은 농업분야 차례다. 우리가 추진하는 강소농으로 작지만 강한 농업! 한국의 농산품이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그날을 생각 하며 농업인 모두가 결과와 과정을 모두 중요시하는 메달리스트가 되기를 기원한다.

/강남대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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