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술지 지원사업은 후진적 관치행정"
"우수학술지 지원사업은 후진적 관치행정"
  • 연합뉴스
  • 승인 201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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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학문 다양성·자율성 훼손" 반발 확산
  전국역사학대회 협의회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학술지 지원 사업’에 대해 “후진적 관치행정의 발상”이라면서 지원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26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막하는 제55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우수학술지 지원 사업은 “학문연구의 기본 정신과 배치된다”면서 “언필칭 소수의 ‘우수학술지’에 대해 집중적인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그것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의 수 백개에 달하는 학회와 학술지를 재편 서열화하고, 이를 통해 다수의 학술지를 정리하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택과 집중’이라는 시장원리를 적용해 인문학 분야를 재편하려는 우수학술지 지원 사업은 궁극적으로 인문학의 발전을 왜곡시킬 뿐 인문학의 진정한 발전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내 인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것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학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연구비 지원을 매개로 인문학의 발전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그 의도가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해도 부정적이고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 기관의 막대한 재원을 극소수의 학술지에만 집중시키고 절대다수의 학술지들은 외면하겠다는 정책은 인문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제55회 전국역사학대회 협의회 의장인 고동환 KAIST 교수는 “인문학 쪽만 해도 학술지가 500여 개에 이르는데 몇몇 학술지만 우수학술지로 선정해 지원하겠다는 것은 학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무시하는 관치행정”이라면서 “부작용과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역사학대회 협의회에는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사연구회, 역사학회, 동양사학회, 서양사학회, 경제사학회, 과학사학회, 고고학회, 미술사학회, 도시사학회 등 국내 19개 역사 관련 학회가 참여하고 있다.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다음 달 중에 인문학 분야에서 7개 내외의 학술지를 ‘우수학술지’로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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