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요금인하-보급확대 '줄다리기'
도시가스 요금인하-보급확대 '줄다리기'
  • 곽동민
  • 승인 201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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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진주 도시가스 요금 전국 최고 왜?<하>
◇“요금 내려달라” vs “보급 확대 우선”

진주지역은 도시가스 공급비용이 높은 탓에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도시가스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는 6만6696가구의 주민(전체 가구의 51.53%, 2012년 5월말 진주지역 도시가스 보급률 기준)은 가스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6만2743가구(48.47%)의 주민들은 고유가·고물가 시대에 가장 저렴한 가정용 연료인 도시가스를 하루빨리 공급을 확대해 줄 것을 고대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원룸 등으로 대변되는 공동주택의 경우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전체 보급가구 6만6696가구 중 4만8594가구가 보급돼 81.26%의 보급률을 기록한 반면 단독주택의 경우 1만8891가구, 27.05%에 그쳐 전체 보급가구 중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주지역의 경우 공동주택 가구가 5만9801가구(2012년 5월말 기준), 단독주택이 6만9638가구로 단독주택이 더 많다.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공동주택 거주자들에 비해 도시가스 이용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에너지 이용의 불균형 현상이 초래된다고 말한다.

한 시민은 “아파트나 주민들이 많은 인구 밀집지역, 즉 도심지역의 경우 대부분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면 단위나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며 “도시가스를 쓰고 싶어도 보급이 안 돼 쓸 수가 없는데다 연료비도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31)씨는 “도시가스 같은 공공재화의 성격을 띤 자원의 경우 당장 요금을 깎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값도 싸고 친환경적인 연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시가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 역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내고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시민 김모(37·진주시 가좌동)씨는 “왜 우리지역 주민들만 몇 년째 전국 최고 요금을 내고 도시가스를 써야 하느냐”며 “경영상의 손실이나 초기 투자금 회수의 책임을 주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도시가스 공급비용 어떻게 줄일까

2011년 말 기준 경상남도 평균 도시가스 보급률은 54.8%, 진주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2012년 5월말을 기준으로 해도 51.53%로 이에 미치지 못한다. 보급률은 저조한 반면 요금이 높다 보니 요금 인하가 먼저냐, 보급 확대가 먼저냐를 두고 딜레마가 발생한다.

진주·사천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지에스이 관계자는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지경부에서 정한 공식에 따라 산출하며 경남도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우리도 마음대로 올려 받을 수는 없다”며 “현 상태에서 공급비용을 더 줄이게 되면 설비 시공을 위한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진주·사천지역의 시민단체들은 도시가스 보급률 확대와 산업용 및 집단 에너지 공급업체가 도시가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주 YMCA와 YWCA, 사천 YWCA 등 시민단체들은 단독주택의 보급 확대가 필요하며 단독주택의 경우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진주 YMCA 관계자는 “도심지역보다는 농촌지역 시민들이 도시가스 공급을 바라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도시가스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배관 등 설비투자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설비투자가 계속되면 요금을 낮추기가 어렵다. 보급률이 낮은 단독주택을 위해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좀 더 지원한다면 보급률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진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는 단독주택 등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지역이나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시에서 가스공급시설 설치에 드는 경비의 일부나 전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진주시 도시가스 공급사업 보조금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조례는 시의 재정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는 탓에 시행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진주의 도시가스 요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 들어서는 진주 혁신도시 지역과 정촌산업단지 등의 산업용 에너지 공급업체의 도시가스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진주시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지에스이, 혁신도시 내 집단에너지 공급 지정업체인 무림파워텍은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림파워텍 연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벙커-C유를 사용하던 무림 파워텍은 주보일러 2기 중 1기를 LNG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무림파워텍으로서는 보일러 전환에 따른 투자비용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공급 에너지 요금을 낮추고 향후 지속적인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다는 의미의 한걸음으로 볼 수 있겠다. 지에스이 측에서도 안정적인 대용량 수요처를 얻게 됨으로써 전체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무림파워텍에서도 주보일러 2기중 1기를 LNG용 보일러로 전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과도한 투자로 또다시 연료비 인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투자방안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위해 두 업체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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