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으로 49일, 그러나 시계는 '제로'
대선 앞으로 49일, 그러나 시계는 '제로'
  • 김응삼
  • 승인 201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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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 (서울취재부장)
12월19일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49일 앞으로 다가와 중반전으로 접어들었으나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특히 여야 대선후보 간 최종 대진표가 짜이지 않았고, 인물과 정책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모든 것이 시계 ‘0’이다.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출할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누가 승리할지에 더 관심이 많다.

‘준비된 대통령’임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대선 후보들에 대해 자질과 능력, 도덕성 검증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과거사 전쟁에 빠져 있다. 야당은 새누리당 박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사인 정수장학회 문제로, 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등으로 문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과거사 검증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반면 미국 대선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3차례 TV토론를 하면서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정책을 비교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했다.

민주당 문 후보와 무소속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단일화 논의 착수시기를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대선후보 등록일(11월25일) 전에 단일화를, 안 후보측은 아직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11월 초까지는 단일화와 관련해 논의에 착수하는 것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진전된 논의를시작하는 시기는 내달 10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단일화 4원칙을 마련했다.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어서 반드시 해야 한다 ▲정책을 고리로 한 가치연합이어야 한다 ▲대중적 방식의 경선을 실시한다 ▲단일화된 후보는 당적을 갖고 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선시 온전한 국민경선을 실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여론조사만으로 승부를 짓는 것은 피해야 하고,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어쨌든 단일화는 피할 수 없다면 지루하게 논의를 질질 끌 일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논의를 매듭짓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우리나라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비전과 철학, 자질을 갖춘 ‘준비된 대통령’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고통 타개할 방법 없는 대선공약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18대 대선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대선공약을 공개했다. 세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복지·일자리·성장 등 유권자의 실생활과 직결된 경제문제 위주로 10대 공약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후보도 차별화된 ‘어젠다’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세 후보의 10대 공약 중 7∼8개의 내용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이는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민들은 지금 일자리가 급선무다. 따라서 대선후보들은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세계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데도 대선 주자들은 여야 없이 경제민주화에 몰입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복지와 재벌개혁으로 당연히 실현돼야 한다. 하지만 성장 없는 경제민주화는 있을 수 없으며 경제 저성장이 계속 이어질수록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식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성공하기 어렵다. 대선주자들은 재원마련 대책 없이 ‘조’ 단위 공약과 차별성 없는 국내 이슈로 국민의 환심만 살 게 아니라 국가 자체가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겠는지 선명한 국가전략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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