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사랑 하는 마음들
나라를 사랑 하는 마음들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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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구 (진주보훈지청 보상과장)
얼마 전 ‘나라사랑 국토종단 700km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 현충원에 도착해 현충탑에서 참배를 하고 있는 1급 국가유공자 분들의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다리 대신에 손으로 페달을 돌려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출발한 후 다부동 전적기념관과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거쳐 장장 700km를 완주한 이분들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기 어려운 1급 국가유공자이다. 몸이 성한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대장정의 쾌거를 이룬 이분들은 인간승리의 표본이자 정신력의 기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사랑의 표상으로 살아 있는 정신을 가진 이런 국가유공자 분들 앞에 서면 항상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며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서 국가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기여하고자 하는 그런 소중한 마음들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국가안보란 말이 나오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국가보훈이 구시대의 유물처럼 홀대를 당하는 이상한 풍조가 우리사회에 도처에 드리워져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남북 간 200만 대군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안보를 별로 중시하지 않고 위험수위에 다다른 종북주의자들의 북한체제 찬양에 대해서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 풍조는 분명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나라의 긴박한 안보상황과 보훈의 중요성에 비추어볼 때 보훈조직이 더욱 확대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인데도 국민의 낮은 보훈의식과 정부의 보훈예산 배분 시도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은 현역군인과 보훈가족의 사기저하를 초래하여 자칫하면 안보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보훈조직은 국가의 정신전력을 담당하는 중추기관으로 그 상징성으로 인해 어떠한 기관보다 중시되어야 하고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계속 확대개편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권교체 시마다 국가보훈처를 폐지하여 지방조직에 흡수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은 국가보훈의 상징성과 보훈조직의 중요성을 간과한 단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전쟁 위협이 없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국가보훈조직은 모두 장관급이며 특히 미국은 정부예산 지출 2순위의 방대한 조직으로 잡다한 인종 전시국인 미국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은 보훈의 역할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가안보나 국가보훈은 국가의 생명과 같은 최상의 가치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국가보훈은 과거의 토양 위에 미래를 찬란하게 꽃피울 새 시대의 비전이며 보훈이란 토대 위에서만이 강한 국가가 유지 발전되는 것이다. 국가가 생명력을 이어 나가려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국민의 국가에 대한 강한 믿음과 국가의 무한책임이 보훈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나라사랑 앞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고 국가안보를 그 어느 누구도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는 나라사랑 정신함양의 주체가 되는 선제보훈의 이념을 마음에 새기고 이를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통합을 이루는 역군이 되어야 한다.

몇 년 전 광우병 괴담 때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저 방향을 잃어버린 행렬이 6월 현충일 밤에 나라를 위해 전사하신 국가유공자를 추모하는 촛불 행렬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을 한 일이 있다. 국가보훈은 우리와 우리 가족들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소중한 일임을 우리는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되며 국가보훈을 바로 세움으로써 올바른 국가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이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국가유공자의 공훈이 전 국민들에게 최상의 가치로 인식되고 그분들의 유족이 최고의 대접을 받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손으로 8박9일 동안 장장 700km를 달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1급 국가유공자의 땀방울에 담긴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며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하늘과 황금들판을 지켜주신 국가유공자의 공훈에 감사를 드린다.

윤일구
진주보훈지청 보상과장 윤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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