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기자
임단협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대가를 보상받기 위한 정당한 요구과정이다. 이를 두고 노사 어느 한쪽에게 양보해라 말라하기엔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간섭이다. 하지만 지역경제를 위해 어서 해결되길 바라는 여론을 간섭으로만 치부하기엔 무림페이퍼가 진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다. 이번 교섭은 16차례의 협상 동안 노조는 기본급 8%→5%, 사측은 3.5%→4.1%의 양보안을 내놓았다. 단체협약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상당부분 좁혀진 느낌이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타결은커녕 장기화될 조짐이다.
노사는 교섭과정에서 마음이 상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진주공장을 고립시키고 파업할테면 하라며 협박했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어려운 상황에 노조의 요구가 해도 너무한다”며 벼르고 있다. 게다가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로 압박하자 노조는 전면파업으로 응수했다. 이후 노조가 직장폐쇄를 풀면 업무복귀하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또 파업할 지 모른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게다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이대로 들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외 여러 사안까지 양측 입장은 극과 극이다. 주제넘지만 그간 사정을 지켜본 기자 입장에서 노사 양측이 ‘존중의 대화’를 가지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동안 사측은 ‘베풀고 있다’는 생각인 반면 노조는 ‘양보해 왔다’는 생각에 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파업과정에 있었던 감정을 더 이상 거론하지 말고 첫 만남이라는 생각으로 교섭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눈앞의 이익은 양보할 순 있어도 자존심은 양보할 수 없는게 보통사람의 심리다. 상호존중 속에 서로에게 타협의 명분을 준다면 지금보다 진전된 협상이 가능해질 것이다.
오는 10일은 무림페이퍼의 월급날이다. 이대로라면 400명에 가까운 직원의 임금이 나오지 않는다. 이래저래 지역경제에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노사가 상한 감정을 풀고 회사의 미래와 사원복지를 위해 손을 잡는 모습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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