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폐선부지
철도 폐선부지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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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어릴 적 진주역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길게 뻗은 철도레일을 보며 ‘저 끝은 어딜까’하는 상상의 나래를 펴보기도 했다. 웬만큼 자라서는 동네 형들과 함께 역무원 몰래 ‘도둑기차’를 타보기도 했고 붙잡혀 벌을 섰던 기억도 생생하다.

▶진주역은 모든 물류이동의 중심지였다. 서부경남의 농산물이 모여 서울로 이동했고 지방에서 필요한 소비 제품들이 진주역을 통해 공급됐다. 진주역 곳곳에 쌓여 있는 먹을거리를 몰래 서리해 먹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이다. 이렇듯 진주역은 진주 사람들의 정서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나 이제는 옛 진주역사의 정취를 볼 수 없게 됐다. 기적을 울리며 산모롱이를 돌아 모습을 감추던 열차는 역사의 시 외곽 이전과 함께 아련한 추억이 된 것이다. 이젠 폐선부지만 남아 그때의 추억을 반추하게 됐다. 지난달 31일 진주에서는 옛 역사를 추억하는 ‘굿바이 마이 트레인 프로젝트‘라는 행사가 열렸다. 진주역의 사진과 미술, 영상 등 각종 기록을 보고 폐선부지의 활용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제는 진주역사 이전으로 생긴 폐선부지 활용을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 폐선부지는 전국의 각 시·도가 다용도로 활용방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관광을 위한 바이크 열차나 추억 속 열차운행 등 방법도 다양하다. 진주역도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추억과 사연이 깃들어 있는 역사적 산물인 만큼 충분히 보존하고 활용할 가치가 있다. 시민들이 휴식하고 그 공간으로 인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시설로의 탈바꿈이 바람직하다. 진주시와 코레일이 머리를 맞대고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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