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수(數)의 상징2
<이준의 역학이야기>수(數)의 상징2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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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서는 십진법 중에서 특히 2,3,7을 중요한 수로 여기고 있다. 설괘전에 ‘하늘의 수는 3으로 하고 땅의 수는 2로 하여 수의 기본을 삼았다(參天兩地而倚數)’고 하고 있다. 여기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이 나온다. 설괘전의 이 삼천양지설((參天兩地說)은 공간의 기본요소를 과학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모든 공간은 동그라미와 네모의 조합이라는 뜻이다. 사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기하학적 도형은 동그라미와 네모의 변용이거나 조합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선(線)도 곡선 아니면 직선이다. 보통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공간의 기본형태로 보는데 세모는 네모의 반쪼가리이다. 그래서 동그라미와 네모를 공간의 기본요소로 볼 수 있다.

먼저 3이라는 숫자를 동그라미로 보는 이유는 원의 길이와 면적에는 3의 숫자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의 둘레는 지름×π(약 3.14)이고, 원의 면적은 반지름×반지름×π(약 3.14)로 3이라는 숫자는 지름의 길이가 1인 원에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2라는 숫자는 네모나 세모에 관련된 숫자이다. 한 변의 길이가 각각 1인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삼각형의 빗변과 사각형의 두변이 생략된 도형구조를 생각하면 된다. 즉 ‘하늘은 양으로 둥글고, 땅은 음으로 네모졌다’라는 것은 우주공간을 인식하는 역리(易理)의 자연관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과학적 지식이 있다는 사람들은 과학적 지식이 미숙하였던 고대의 우주자연 인식이라는 식으로 폄훼하고 있는데 오히려 식자우환이 아닌가 한다.

곤위지(昆爲地) 육이(六二)는 땅을 나타내는 정위(正位)로 그 효사는 ‘바르고 사방으로 펼쳐져 있으며 장대하다. 배우지 않더라도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直方大, 不習无不利)’하고 있다. 육이는 땅의 성질과 덕을 공간구조로 나타내는 말이다. 땅의 덕은 두텁고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으며,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억지로 배우지 않더라도 모든 동식물 생명체이든 무생물이든 어느 것이든 땅위에서 저절로 존재하고 살아가며 이롭지 않음이 없다. 이것이 땅의 덕이다.

반면 동그라미는 둥글게 움직인다. 움직임은 곧 운동이다. 대개의 운동은 곡선이거나 원의 운동이다. 행성의 움직임은 원이거나 타원이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의 동선(動線)도 곡선이지 직선은 아니다. 식물의 성장에 곡선이 아닌 것이 없다. 심지어 빛조차도 간섭을 받으며 곡선으로 휘어져 나간다(아이슈타인. 번스턴, 1978). 그래서 원의 움직임은 하늘의 변함 없는 곡선의 운동특성을 나타낸다.

하늘과 땅의 공간구조를 함축하여 나타내고 있는 고대인의 상징물인 피라미드는 원과 네모와 세모를 수리적으로 조합한 조형물이다. 그들이 발견한 우주공간의 비밀을 후세 사람들에게 이 피라미드를 통하여 간절하게 전달하려고 하였던 고대인들의 애절한 소망을 우리들은 정확하게 찾아내어야 한다. 이 피라미드에도 삼천양지(參天兩地)의 구도가 적용되고 있다. 또 2와 3의 수로 조합되는 의미 있는 수가 많다. 중심수인 5(3 2), 노양인 9(3×3), 노음인 6(3×2), 소양인 7(2×2 1×3), 소음인 8(2×3 1×2) 따위가 그것이다.

또 7이라는 수가 있다. 서양에는 7을 행운의 수라고 하는데, 주역에서도 7은 이롭고 아름다운 수이다. 궁할 때 통하고 막힐 때 트이고, 극한에서 되돌아오는 수가 7이다. 물론 주역효는 여섯 개의 효밖에 없기 때문에 마지막 6 다음에 처음으로 돌아오니 7이란 차례는 당연하지만 어떻든 7이라는 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전에서는 7일 만에 돌아오는 것을 천도의 운행이라고 하였다. 성경의 창세기에도 하나님께서 6일 동안 힘써 창조작업을 하고 7일에는 안식하셨으며, 동양에서도 오래전부터 7성론(7개 위성, 알의 부화, 여성 생리주기 등)을 주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오행론에서는 천간의 경우 비견자신부터 7번째를 편관 7살이라 하여 기피하며, 지지의 경우 자기지지 다음부터 세어가 7번째를 원진살이라 하여 꺼리는 부분도 없지 않기는 하다. 어떻든 이 7은 하나의 리듬이 마무리되고 다른 특성으로 넘어가는 변곡의 시점을 의미한다. 또 2와 7은 불을 의미하고 3은 벋어나는 나무기운을 태동시키는 원인의 수이다. 하여 2, 3, 7은 목생화의 기운을 나타내고, 2와 3은 내재적 원인의 수로 내면의 기운이 불타 오름을 나타내며, 7은 혈기왕성한 젊은 청년의 수이다.

최근 기계문명의 극성화, 비인간적인 산업구조, 인간관계에서의 차별과 경계의 심화현상, 묻지마 폭력과 살인, 좌절과 자살의 풍조가 만연되고 있는 사회현상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활기찬 정기가 이지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된다. 하여 의기소침하고 기분이 우울해질 때면 밝고 활기찬 목생화의 수리 2, 3, 7을 간절하게 적어보는 것도 새로운 부적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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