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스톤, 야만적인 새영화 '파괴자들'
올리버 스톤, 야만적인 새영화 '파괴자들'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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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테일러 키취, 블레이크 라이블리

개봉: 20012.10.31

관람등급 : 18세 관람가

장르: 액션, 범죄, 스릴러



파괴자들
파괴자들
 오랜만에 화끈한 할리우드 영화가 찾아왔다.

 ‘플래툰’과 ‘7월4일생’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나 받은 할리우드 명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 강렬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이야기로 무장한 영화 ‘파괴자들’을 들고 오랜만에 돌아왔다.

 ‘파괴자들’의 원제는 ‘새비지스(Savages)’. 야만인이란 뜻이다. 이 제목은 영화의 주제와 분위기를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야만인처럼 본능대로 자유롭게, 또는 세상의 도덕, 관습, 법, 규칙을 무시하고 무법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201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소설 10권’에 선정된 돈 윈슬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에 사는 두 젊은 남자 ‘벤’(애론 존슨 분)과 ‘촌’(테일러 키취). 평화주의자인 벤은 일류대학에서 경영학과 식물학을 전공하고 전공을 살려 마약 재배·판매 일을 시작해 돈을 번다.

 해병대 출신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촌은 벤을 도와 마약사업에서 말로 해결이 안 되는 1%의 궂은 일을 도맡는다.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내며 서로 깊이 신뢰하는 두 남자는 여자도 같이 공유한다. 매력적인 여자 ‘오’(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셋이 한집에 살며 모든 것을 함께 즐긴다. 세 사람 모두 이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멕시코 거대 마약조직에서 함께 거래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오는데 벤과 촌은 불리한 조건을 거부하고 캘리포니아를 떠나려 한다. 멕시코 조직의 두목 엘레나(셀마 하이엑)는 이들의 약점이 여자 ‘오’라는 것을 파악해 그녀를 납치, 감금하고 벤과 촌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평소 뇌물을 주며 관리하던 마약단속국 요원 데니스(존 트라볼타)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멕시코 거대 조직과 소규모 마약상인 벤과 촌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그린다. 총격과 살인, 고문이 난무하고 피 튀기는 장면도 많다. 당연히 청소년 관람불가다.

 굳이 장르로 따지자면 액션에 해당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의 쾌감보다는 캐릭터의 매력과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힘이 크다.

 무엇보다 젊은 세 남녀의 삶의 방식이 신선하다. 불교를 믿고 평화를 추구하는 마약상이 마약을 팔아 번 돈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지를 다니며 자선사업을 벌인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아름다운 세 젊은 남녀가 끈끈한 유대 속에 사랑을 공유하는 관계도 흥미롭다. 세상의 틀과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가려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가치관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구세대로 분류되는 여자 두목이나 부패한 공무원은 딸에게 집착하거나 처자식에 매여 살며 하던 일을 반복하는 삶의 모습이 지루하고 비루해 보인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인간의 본성이 실은 다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평의주의자였던 벤이 오를 구하고자 무고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직접 죽이기까지 하면서 내면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표출하는 모습, 두목 ‘엘레나’가 자신의 딸을 구하려고 벌벌 떠는 모습은 인간의 보편적인 약점을 보여준다.

 영화는 또 한편으론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코믹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두 가지 다른 결말이 등장하는데 한쪽으론 인간이 꿈꾸는 낭만성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다른 한쪽으론 배신이 난무하는 실상을 블랙코미디처럼 재미있게 풍자한다.

 모두가 즐겁게 볼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거칠고 뜨거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만족도가 클 것 같다.

 31일 개봉. 상영시간 131분.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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