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의 생명줄 토종의 가치를 찾아서
과거와 미래의 생명줄 토종의 가치를 찾아서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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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최시림 (경남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연구관)
가을의 풍성함이 찾아왔다. 들판에는 봄철에 심은 여러 가지 곡식들이 무더운 뙤약볕과 태풍을 잘 견뎌낸 익은 열매들로 한바탕 수확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세월의 변화 속에서 먹거리들이 이젠 우리 것 남의 것 구분이 안 되는 요즘 우리 곡식을 잘 보존하여 먹거리로 남기는 것이 후세들에게 건강한 삶을 물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주식인 쌀 등의 소비가 줄고 채소 과일 잡곡 등 우리 몸에 좋은 기능성이 많이 함유된 친환경 농산물 소비가 대세다. 이처럼 건강과 행복한 삶이 추구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고유의 토종 먹거리에 대해 새롭게 가치를 부여하고 싶은 생각이다. 예로부터 우리 땅에서 자라난 토종농산물에는 우리가 평소 알지 못하는 유용한 기능성분이 함유돼 있다.

검정깨에는 스트레스 진정과 노화예방 강장작용이, 속청콩은 골다공증 갱년기 증상 예방에, 쥐눈이콩은 신장병예방과 혈액순환 해독작용에, 토란은 소화와 기력 향상 변비예방에, 메밀은 고혈압, 당뇨에, 율무는 이뇨와 진통 해열, 염증치료에 이팥은 다이어트에 좋아 여성들의 산후조리에, 조는 혈당조절과 당뇨와 빈혈 예방에, 수수는 항암 항산화작용에, 기장은 혈당조절과 복통 설사 이질 등 작물마다 각기 다른 효과가 있다.

조상대대로 우리 땅에서 재배되어 온 다양한 토종농산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종합 영양식품으로 먹었고, 또한 아플 때는 민간요법으로 활용하여 우리에게 정성을 들여 가꾸고 소중하게 먹게 함으로서 깨우침을 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토종농산물은 우리들에게 건강과 영양성분 섭취에 유용한 농산물이지만 정작 농가소득 측면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오지나 건강식을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겨우 명맥이 이어져왔다.

친환경농산물 웰빙시대를 맞이한 요즘 토종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새로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토종농산물 직불제’ 사업 또한 그 정책 중의 하나이다. 금년도 경남도내 전 지역 1475농가 361ha의 농지에서 검정깨, 기장, 도라지, 돌미나리, 동부, 메밀, 민들레, 속청, 수수, 연, 율무, 이팥, 조, 쥐눈이콩, 토란 15종의 건강한 토종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우리 체질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토종을 생산해 소비자가 먹기 쉽게 가공하여 농가소득도 올리고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품질 좋은 먹을거리로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이상기후로 인하여 미국, 호주 등지의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생산 부족 현상이 전망되어 곡물 수급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위해성 논란 속에서 안전성이 모호한 외국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농산물의 수입으로 국산 농산물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들의 건강도 챙기고, 우리 농촌의 정서도 살릴 수 있는 토종농산물 종자를 잘 남겨 후세인에게도 건강한 삶을 물려주었으면 한다.

최시림 경남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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