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같은 사람
계란같은 사람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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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희 (진주 문산초등학교 교사)
나는 음식솜씨가 없다고 남편에게서 타박을 자주 받는다.

바쁜 직장생활을 핑계로 요리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내 탓도 있겠지만 손맛이 뛰어난 시어머님의 음식솜씨 덕분에 한껏 높아져 있는 신랑의 입맛 때문이기도 하다. 주말 아침이면 딴에는 잘 해 볼 요량으로 제법 긴 시간을 투자해 식탁위에 두 서 너 가지 선을 보이고 초조하게 평가를 기다려보지만 남편은 양념이 아깝다는 양 시큰둥한 표정을 짓곤 한다. 그러면 나는 곧장 냉장고를 열어 계란을 꺼낸다.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요리가 계란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계란찜, 계란말이, 계란프라이, 계란탕, 계란 얹은 간장비빔밥, 계란말이 김치김밥, 계란 덮은 오므라이스, 계란 묻힌 식빵구이 등 계란만 있으면 걱정 없다. 그래서 나는 불안한 마음을 채우듯 항상 냉장고에 계란을 채워둔다.

어디 요리뿐이던가. 열창하는 가수가 무대에 오르기 전 톡 깨어먹는 계란 노른자, 여성들의 마사지에 쓰이는 계란 흰자, 달리는 기차 안 사이다의 환상 콤비-추억의 삶은 계란, 살살 문지르면 멍든 곳의 멍까지 삭여주는 생계란…. 대충 떠올려 봐도 이렇게나 유용하게 쓰이는데 작정하고 찾아보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클지. 그러고 보니 두뇌에도 좋다고 했다. 얼마 전 내가 자주 가는 블로그에 계란의 레시틴과 콜린 성분이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한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두뇌 세포를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인 레시틴은 혈액을 만드는 성분인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두뇌 산소 공급과 뇌기능 향상을 도와 어린이 발달에 꼭 필요한 식품으로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단다. 그래서 바쁜 아침 식단에 계란을 이용하면 간단하고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엄마의 부담은 줄어들고 계란의 비타민 B가 졸음을 물리쳐 우리 아이 학습 능력까지 높여준다 하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나는 양계장 종사자도 아니고 특정 식품을 홍보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의 경우 계란의 힘을 빌려 큰 어려움 없이 매일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고 보약 없이도 가족의 건강을 유지하고 아이 둘을 튼튼하게 키웠다고 말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렇게 감사한 계란을 사용할 때마다 “아, 그래 나도 계란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다짐을 해 왔다. 그래서 좀 부족할지라도 다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해오면 득달같이 달려가 함께 걱정해주고 고민을 나눈다. 그러다 보니 아름답게 거절할 줄 몰라 오지랖 넓다는 소리도 듣고 괜한 소리에 얹히기도 한다. 또 계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느라 하루 24시간이 짧고 몸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멋지고 쿨 하게 내게 도움 청한 이의 자양분이 되고 싶다. 우리집 식단에 매일 있는 계란처럼!

/진주 문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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