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지방말 사전 ‘방언소증’ 국내 완역 출간
중국 최초 지방말 사전 ‘방언소증’ 국내 완역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2.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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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소증
방언소증
 ‘방언(方言)’은 전한 말기와 왕망의 신(新) 왕조를 살다간 중국의 저명한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양웅(揚雄. BC 53-AD 18)이 지었다는 한자어 사전의 일종이다.

 원래 정식 명칭은 ‘유헌사자절대어석별국방언’(유<車 酋>軒使者絶代語釋別國方言). ‘유헌사자’란 황제의 명령을 받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요 등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방언은 적어도 글자 그대로는 전국 방언을 국가가 모아서 뜻이 통하도록 풀이한 지방말 사전이라는 뜻이다.

 동아시아 최초의 방언사전인 이 ‘방언’은 양웅 당대에 많은 관심을 끌었으며 수백 년 뒤 곽박(郭璞.276-324)은 이를 해설한 주석서를 내기도 했다. 방언은 청나라 때 고증학이 유행하면서 단연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해 많은 연구서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학술명저번역총서 중 ‘동양편’에 포함되어 이연주 강원대 중문과 교수와 이연승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최근 국내 처음으로 완역한 ‘방언소증’(方言疏證)은 고증학파의 방언 연구성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대진(戴震.1723-1777)의 저작이다.

 대진은 어지러운 방언 원본의 판본을 확정한 데다가 곽박의 주석을 토대로 각종 자료를 이용해 방언에 대한 방대한 연구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완역본은 방언 원문은 물론이고 곽박의 주석까지도 온전히 담아 옮긴 셈이다.

 방언은 이번 공동 역주자 표현을 빌린다면 “하나 혹은 몇 개의 동의어를 나열할 후 그 뜻을 설명하고, 다시 각 지역의 방언을 나누어 설명하는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예컨대 그 첫 대목을 보면 “黨(당)과 曉(효)와 哲(철)은 모두 안다(知)는 뜻이다. 초(楚)나라 지방에서는 ‘黨’이라고 하며 더러 ‘曉’라고도 한다. 제(齊)나라나 송(宋)나라에서는 ‘哲’이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보기다.

 현전하는 방언 판본은 전체 13권으로 권별 분류 체계가 조리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제별 분류를 시도했다. 예컨대 3권에는 초목, 4권에는 의복, 5권에는 여러 기물, 8권에는 금수와 관련 있는 말들을 배치하고 해설했다.

 두 역주자는 이러한 방언이 “양웅이 살던 시기 중국의 각 지역에서 사용되던 어휘들을 중심으로 이를 분야별로 채집해 체계적으로 정리 수록한 저술”로서 “내용으로는 의복부터 병기에 이르기까지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소명출판. 전3권. 각권 452-638쪽, 권당 3만3천-4만5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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