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혁신하는 사람들
날마다 혁신하는 사람들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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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원 (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게으름은 연습이 필요 없지만, 혁신은 날마다 시간마다 뼈를 깎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루도 혁신을 게을리 하면 그의 저항세력은 스멀스멀 기어들어 온다. 혁신은 하루도 글을 읽지 아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이 정착돼 습관화될 때까지 끊임없이 경주하는 것이 혁신하는 사람들의 사명이다.

유대인 600만 대학살 때 이야기다. 한 중년 남자가 수용소 안에서 병조각을 주어 날마다 얼굴을 면도(혁신)하고 있었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석방되기에 오늘도 면도한다’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같은 방에 수용된 사람들은 오히려 비정상이라며 그를 비웃었다. 독일병사는 독가스실에 보낼 사람을 고르기 위해 날마다 찾아오지만 이 중년 남자 앞은 그저 통과하고 마는 것이다. 그 남자의 얼굴은 날마다 잘 단장돼 있어서 차마 그를 선택하지 못했다. 그는 날마다 학살 대상에서 제외됐고, 1945년 결국 석방됐다. 그후 미국에 건너가 수용소에서 꿈꿔오던 의사가 됐다고 한다. 위기는 예고도 없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대인 남자처럼 날마다 혁신해야만 한다.

혁신은 요행, 불로소득과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자 열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명은 자살, 여덟 명은 그 이전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만 그 덕을 누리며 산다고 했다. ‘윌터 클라이슬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성공(혁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Chance)가 문을 두드릴 때 뒤뜰에 나가 네 잎 클로버를 찾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요행은 기회를 만나지 못하게 하며, 의욕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혁신하는 사람은 기회가 문을 두드릴 때 그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다. 그는 항상 기회를 맞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혁신은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어느 여류 소설가의 이야기다. 문단 데뷔 후 처음은 멋모르고 소설을 써 내려갔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소설은 깊이가 있는 반면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결국은 소설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나고 만다. 여행에서도 답을 얻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출근전쟁을 벌이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발걸음이 자기보다 두 배나 빨랐고, 걸음이라기보다는 달리기였다. “그래! 이것이야. ‘팽팽한 긴장’ 말이다.” 그날부터 회사원들의 직장생활을 연상케 하는 집필전쟁이 시작됐다. 오전 9시에는 어김없이 안방에서 꽉 끼는 정장을 입고 서재로 출근한다. “이제는 긴장감 때문에 집중력이 생겨 소설이 제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하며 행복해 했다. 이처럼 혁신은 사람을 적당한 긴장으로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는 것이다.

우리도 날마다 혁신하므로 위기를 극복하고, 요행을 바라지 말고 적당한 긴장으로 집중력을 가지며, 목표를 실현하는 경주자가 되면 어떨까.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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