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원 (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유대인 600만 대학살 때 이야기다. 한 중년 남자가 수용소 안에서 병조각을 주어 날마다 얼굴을 면도(혁신)하고 있었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석방되기에 오늘도 면도한다’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같은 방에 수용된 사람들은 오히려 비정상이라며 그를 비웃었다. 독일병사는 독가스실에 보낼 사람을 고르기 위해 날마다 찾아오지만 이 중년 남자 앞은 그저 통과하고 마는 것이다. 그 남자의 얼굴은 날마다 잘 단장돼 있어서 차마 그를 선택하지 못했다. 그는 날마다 학살 대상에서 제외됐고, 1945년 결국 석방됐다. 그후 미국에 건너가 수용소에서 꿈꿔오던 의사가 됐다고 한다. 위기는 예고도 없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대인 남자처럼 날마다 혁신해야만 한다.
혁신은 요행, 불로소득과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자 열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명은 자살, 여덟 명은 그 이전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만 그 덕을 누리며 산다고 했다. ‘윌터 클라이슬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성공(혁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Chance)가 문을 두드릴 때 뒤뜰에 나가 네 잎 클로버를 찾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요행은 기회를 만나지 못하게 하며, 의욕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혁신하는 사람은 기회가 문을 두드릴 때 그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다. 그는 항상 기회를 맞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혁신은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도 날마다 혁신하므로 위기를 극복하고, 요행을 바라지 말고 적당한 긴장으로 집중력을 가지며, 목표를 실현하는 경주자가 되면 어떨까.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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