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를 맞은 그의 열 여섯번째 시집이 마침내 출간되자 지역문화계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의 열정을 부러워하는 문인들도 있다.
지난 5일 오후, 강희근 시인을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그의 열 여섯번째 시집 ‘그러니까’에 대한 모든것과 시인으로써의 삶을 소상히 전해 들었다.
강희근 시인은 “‘그러니까’는 자연과 인간사의 모든 현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풀어쓰는 시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또 “이 시집은 풍경과 풍경 뒤편, 의식의 풍경으로 요약할 수 있고, 그것들은 장소에 대한 애정이 일상적인 주제로 형상화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에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또, 그는 수록된 시 중에 낙엽의 헌신적 성격을 풀어낸 ‘낙엽은 첫사랑보다 가깝다’에 가장 애착을 보였다. “낙엽은 매년 어김없이 찾아와서 어깨에도, 발바닥에도 조용히 내려앉고, 발 밑에서 가는 길을 부드럽게 해준다”고 읆조렸다. 첫 사랑의 애잔함이 뭍어났다.
그가 시를 쓰는 이유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정해진 틀이 아닌, 자유로운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것이 시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도 했다.
“시는 별 것 아닌 대상과 삶을 ‘별 것’으로 만들어 주고,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는 인간 삶의 ‘부조리’를 시를 통해 붙들며 무의미하게 흘러갈 수 있는 어떤 한 순간에 의미를 불어넣어 준다”며 “앞으로 더 치열한 정신으로 고삐를 잡고 시를 써 내려 갈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강희근 시인은 산청 출신으로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데뷔한 이래 ‘산에 가서’,‘연기 및 일기’,‘풍경보’,‘소문리를 지나며’,‘중산리 요즘’ 등의 시집을 낸 바 있고, ‘우리 시문학 연구’,‘시 읽기의 행복’등의 저서를 낸 바 있다. 현재는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강희근 시문학 연구소장, 계간 시잡지 ‘시와 환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기량기자 kilea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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