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을 넘어선 김동길 교수님의 가치관
유태인을 넘어선 김동길 교수님의 가치관
  • 경남일보
  • 승인 201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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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연변과힉기술대학 교수)
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민족, 유태인들이 있다. 김동길 교수가 몸소 행하며 가르치는 것들 중에 용서와 사랑 그리고 지도자의 기본적인 가치관이 있다.

해마다 때가 되면 김동길 교수의 초대에 많은 유명 인사들이 오곤 한다. 그리고 자택 뒤뜰에서 잔치를 한다. 그러한 자리에는 빠짐없이 들르는 전직 대통령이 계신다. 사이가 좋을 수 없는 그러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데도 서로 간의 화해와 용서와 사랑이 증명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피해를 많이 본 분들 중에 한분이 바로 김동길 교수가 아니던가. 상황이 어찌됐든 유태인의 지도자들도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아 옆나라 팔레스타인 나라와 끊임없이 싸우며 국민들의 불안함은 끝이 없지 않은가. 김동길 교수는 유태인 지도자들의 동일한 가치관도 있다.

유태인들과 함께해 온 한 청년이 있었다. 부산에 와서 노숙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김동길 교수를 찾아뵈었다. 그분은 그 청년이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만날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봤다. 바로 그렇게 마음의 갈등을 겪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김동길 교수가 그를 보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했다. 요즘에도 매일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김 교수의 웹 사이트(www.kimdonggil.org)에 그 청년 이외에 6명을 새로운 필진으로 구성해 사이트를 새로 개편했다. 그에게 제일 먼저 일요일 칼럼을 비워주면서 국제관계에 관한 글을 쓰라고 배려했다. 글이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부족한 그를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가르쳤다. 그에게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그분이 허락한 것이다. 그분이 물론 지금은 그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인기와 유명세를 뛰어넘어서 정말 시대를 초월한 처음이자 마지막 스승님이 아닐 수 없다.

노숙을 하는 그의 모습도, 서울에 와서 택시를 하는 그의 모습도 언제나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도 그가 잊지 못하는 일은 그의 서른여섯 번째 생일인 10월 3일 개천절에 그를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미역국을 손수 끓여 주었던 아름다운 추억이다. 따끈한 어묵과 여러 가지의 반찬으로 그의 쓸쓸한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직접 작성한 생일카드도 주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김 교수는 그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사무실까지 출근했다. 차에서 내릴 때는 택시회사에 내야 할 그날 하루 분의 사납금을 내 손에 쥐어주고 내렸다. 어찌 그분이 그 한 사람에게만 그러했겠는가. 그분이야말로 이 나라와 국민 모두를 그러한 사랑으로 품어 주고도 남을 어른이다. 김 교수가 그날 나에게 보여준 사랑은 유태인들이나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로부터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한민족의 지도자로부터만 느낄 수 있는 정(情) 바로 그것이었다.

한국에 와서 혼자 외로운 길을 걸어갈 때 그렇게 훌륭한 어른을 한국에서 모실 수가 있어서 그는 감사했다. 지난 세월 동안 그분의 존재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균열이 가 지않도록 균형이 잡혀오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 혹독한 시련의 시기인 유신시절에도 그분은 젊은 친구들 곁에 있었다.

유태인들 역시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보는 안목과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그들의 국력에 그리고 경제에 과속화를 시키는 문화라는 것이다. 지금의 사람 모습이 아니라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지,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은 어떠한지, 도덕성과 윤리성은 어떠한지 시간을 들이고 투자하는 것은 그들로서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인재를 영입하기보다는 키우는 위주이다. 미국이 그러한 시스템을 유태인들로부터 배워 세계 인재들의 도움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가 된 것이 아닌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각과 안목이 있는 지도자들이 선출돼 지금 당장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의 인재들에게 공을 들이면서 멀리 보며 국가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김동길 교수를 보면 유대인 어르신들과 지도자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많은 젊은이들을 품고 그 어려웠던 옛시절에 장학금을 주면서까지 청년들을 미국과 영국으로 공부를 시킨 분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유태인에 버금가는 훌륭한 어른을 보지 못했다. 그러한 정신을 가진 어르신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나라의 젊은 사람들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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