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막히면서 경매에 부쳐지는 대형 공장이 쏟아지고 있다.

　6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공장 경매물건은 모두 1천203건으로 집계됐다.

2001년 조사가 시작된 가장 많은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매년 200건씩 늘어난 30억원 이상 공장 경매물건은 2010년 1천30건에서 지난해 1천5건으로 다소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경매에 나와도 제값을 받기 어려워 평균 낙찰가율(낙찰가 대비 감정가 비율)은 66.3%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는 줄곧 70%를 넘었다.

　올해 대형 공장의 평균 낙찰가율은 30억원 미만 공장의 낙찰가율 71.7%보다 5%포인트 이상 낮다.

　최근 공장 경매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소규모 영세공장뿐 아니라 조선, 철강 분야의 대형공장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경매되는 전라남도 영광군 홍농읍 TKS조선소의 감정가는 684억6천571만원으로 공장 부지 2만8천173㎡와 건물 165㎡뿐 아니라 수십억원 상당의 선박 기계가 포함돼 있다.

　TKS조선소는 올해 경매 시장에 나온 가장 비싼 공장으로 150억원의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다.

　2000년대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포함됐던 삼호조선 거제 공장은 감정가 154억2천471만원에 나와 감정가의 105.8%인 163억2천100만원에 낙찰됐다.

　반면 경상북도 경주 천북산업단지 내 동호철강공업 공장은 지난달 22일 감정가의 36.2%에 불과한 21억7천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철강과 조선 공장이 경매로 많이 나오는데 다른 업종에 비해 부지가 넓고 기계가 많아 감정가가 높다”며 “공장은 금융기관 대출액이 과다한 경우가 많고 업체간 채무관계가 얽혀 있어 헐값에 낙찰되면 금융권 부실과 관련 업체 줄도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