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의무교육으로 <1>
심폐소생술 의무교육으로 <1>
  • 강진성/정원경
  • 승인 201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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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이내 CPR, 절반은 살린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심정지사고의 경우 생존확률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가 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는 수치다. 심정지환자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빠른 시간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때문에 소방방재청, 대한적십자회 등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늘리고 있지만 실제상황에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교육을 받았더라도 단발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본보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통해 일선학교 의무교육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쓰는 순서
<1>생사를 가르는 4분

<2>타인을 살리는 의술(義術)

<3>의무교육 왜 필요한가

<4>경남에서 먼저 시작하자

<5>CPR 어떻게 하나


심폐소생술3
국내 심정지 환자의 생존률이 3%에 불과하다. 심폐소생술은 4분 이내에 이뤄져야 생존율이 높은 만큼 구급차가 오기 전 발견자가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존가능성 3%

당신이 만약 심장마비로 쓰러진다면 어떤일이 생길까.

쓰러진 상태에서 주변사람에게 발견될 가능성은 38%. 당신이 운좋게 발견되더라도 구급차가 도착하는데 8분 18초가 걸린다.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4~6분)을 넘긴 후다. 때문에 당신의 목숨은 주변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일반인으로 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을 확률은 100명중 2명에 불과하다. 그저 구급대원이 빨리 오기만을 비는 방법밖에 없다. 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안타깝지만 100명 중 97명은 이세상과 이별해야 한다. 심정지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때 심실세동(소생가능 리듬)을 보이는 비율은 100명중 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천운으로 목숨을 구하더라도 뇌사 등 뇌손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더 많아

끔직한 이야기 같지만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내 평균 구급차 현장도착시간과 심폐소생술 실시율, 심정지환자 생존율, 심실세동 비율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같은 사고가 우리 가족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길 수도 없다. 국내에서 심정지로 숨지는 사람은 연간 2만5000명, 하루에만 68명에 달한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심정지(심장발작, 외상 등으로 심장이 정지된 상태) 사망자가 늘면서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심폐소생술은 갑작스런 심장마비 환자에게 가슴압박만으로 정지된 심장과 폐 기능을 소생시켜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다. 심정지 환자의 80%는 가정과 직장 등 의료인의 도움을 바로 받을 수 없는 장소에서 일어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심폐소생술을 알고 있다면 만약의 사고에 생존할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실시율은 최근 5년 평균 2.1%에 불과하다. 미국 33.3%, 일본 34.8%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대중매체나 단체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한번쯤 접하더라도 실제상황에서 일반인이 실시하기란 쉽지 않다. 최주원 진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은 “심폐소생술을 듣고 보기만 하고 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상황에서 대부분 당황하고 막상 하려고 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최정아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선임연구원은 “급성 심정지의 60~80%는 가정이나 직장, 길거리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처음 목격하는 사람의 응급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사회에서 심폐소생술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해야

환자가 병원에 도착할때 심실세동 비율이 국내가 3%인 것에 반해 미국, 유럽이 20~25%, 대만은 6~11%에 달한다. 우리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 이상이다. 해외의 심정지 환자가 생존해 퇴원하는 비율 역시 미국 11.4%, 스웨덴 14.0%, 노르웨이 13.0%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심실세동 비율이 낮은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심장마비 환자에게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존할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심장이 멈춘 후 2분 내에 실시하면 생존율이 90%, 4분 이내면 50%를 보인다. 최주원 소방장은 “4분을 넘기게 되면 뇌세포의 손상이 시작된다. 심장이 다시 뛰더라도 뇌사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며 10분을 넘기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진성·정원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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