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의 습격' 진주성 울린 총성
'멧돼지의 습격' 진주성 울린 총성
  • 곽동민
  • 승인 201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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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사동원 소탕작전 4마리 사살…추가 수색 벌일듯
진주성 내에서 목격됐다는 신고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 멧돼지 떼(본보 6일자 4면 보도)의 소탕작전이 벌어졌다.

7일 오전 10시 진주성 공북문 앞에서 시작된 소탕작전에는 엽사 6명을 비롯해 60여명의 진주시, 경찰, 119구조대원들과 사냥개까지 투입됐다. 이날 엽사들에 의해 확인된 9마리의 멧돼지 떼는 장장 7시간여의 힘겨루기 끝에 9마리 중 4마리가 사살되면서 소문으로 떠돌던 멧돼지 출몰 소동이 사실로 드러났다. 사살된 4마리는 몸무게가 200kg에 달하는 어미 2마리와 새끼 2마리며, 남은 5마리는 새끼로 추정된다. 진주시 관계자 등은 8일 오전 남은 5마리의 새끼가 모두 달아났는지를 확인한 뒤 재차 소탕작전을 벌일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소탕을 계기로 최근 인사·신안동 주변에서 잇따랐던 멧돼지 출몰 사건이 이번 소탕작전을 계기로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멧돼지 소탕작전, 전시상황 방불=이날 하루종일 소탕작전이 진행된 덕에 진주성과 인사동 사이의 도로는 작전이 진행되는 내내 통제됐으며 인사동 도심 한복판에서는 여러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날 멧돼지 떼 사냥에 나선 유해야생동식물구제단 소속 엽사와 시, 경찰, 119구조대원들은 공북문 앞에서 서장대까지 이어진 성벽 아래 대나무 숲 속에 있는 멧돼지를 잡기 위해 예초기와 사냥개를 대동하고 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빽빽하게 우거진 수풀 탓에 시야 확보가 어렵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크다 보니 멧돼지 소탕작전은 진행이 쉽지 않았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오후 2시 30분께 다시 재개된 멧돼지 소탕작전은 사냥개의 적극적인 투입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사냥개가투입 된지 얼마되지 않아 연달아 총성이 들려왔고 현장 관계자 들에 의해 끌려 나온 멧돼지 사체는 둘레만 해도 한 아름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4시 30분까지 이어진 소탕작전은 어미2마리와 새끼 2마리를 사살한 것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도심 한복판 진주성 출몰, 어떻게 들어왔나=이날 작전에 나선 야생동식물협회 박도범씨는 “9마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공북문과 호국사의 중간지점에 서식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도토리, 밤, 산죽순 등을 먹으며 지낸 서식지 흔적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식지를 만들어 놓은 흔적으로 봤을 때 최근 이곳에 유입된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혹은 그 이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지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 등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멧돼지가 진주성에 터를 잡게 된 경로는 두가지. 망진산에서 강을 건너 들어왔을 가능성과 나불천 복개도로 아래 강 기슭을 따라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날 현장 관계자들은 나불천 아래서 멧돼지가 지나다닐 만한 통로를 발견하기도 했다.

멧돼지의 습성을 잘 아는 엽사들 중 몇몇은 세력싸움에서 밀린 멧돼지 가족이 숨을 곳을 찾아 이곳으로 들어 왔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놨다.

◇인근 주민 “간담 서늘” 불안감 고조=시민들은 진주성에 멧돼지가 산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면서도 “멧돼지와 마주칠까봐 성벽 아래 길을 다니기가 무섭다”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소탕작전을 지켜보고 있던 한 주민은 “오래도록 이곳에 살아왔지만 멧돼지가 지척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저녁시간에 나다니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노종섭 진주시 환경보호과장은 “멧돼지 출몰 지역이 도심과 근접해 있어 총을 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일 아침에 멧돼지가 모두 달아났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이후 포획작전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진주성은 내일부터 정상개방할 예정이며 기동타격대를 편성해 10분안에 출동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시민 여러분은 불안해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한편 멧돼지 떼는 지난 6일 오후 6시20분께 진주성 안 진주박물관 주변에서 박물관 직원에게 발견됐다.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는 대나무 숲 속에서 암수 멧돼지와 새끼 등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후 안전사고에 대비해 촉석루 안 관람객과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출입구를 봉쇄한 경찰과 진주시는 일단 철수했다가 7일 다시 소탕작전에 나선 것이다.

곽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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