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당 대표출신인 홍준표 전 의원이 선출되면서 만약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될 경우 ‘홍준표 경남당’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왜냐하면 홍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구성한 캠프와 도지사 후보가 된 이후 구성한 선거 캠프에 전직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홍 후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홍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되고 그를 도왔던 전직 국회의원들이 20대 국회에 진출하면 홍 후보가 경남을 기반으로 차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나올 경우,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김태호 의원과 홍 후보의 한판 승부도 예견되고 있다.

◇‘벙어리 냉가슴앓는 현역의원’ = 홍 후보 측에 전직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자, 현직 국회의원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다며 태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것.

후보 경선 때에 전직 의원들은 홍 후보에게 ‘풀 배팅’을 했지만 현직 의원들은 불공정 경선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어정쩡하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만약 홍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되고, 전직 의원들이 경남도 요직에 앉으면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를 넘나들며 지역구를 관리하게 되면 현역 의원들은 잠재적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이 골치 아플 수 밖에 없다.

경선 때에 홍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전직 국회의원은 권경석(창원 의창구), 최구식(진주갑), 이방호(사천·남해·하동), 김정권(김해갑), 윤영(거제), 조문환(양산), 조진래(의령·함안·합천) 전 의원과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사천·남해·하동), 강석진(산청·함양·거창) 전 거창군수 등이다.

이들 전직 의원들 대부분은 홍 후보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홍 후보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에 권경석 최구식 이방호 김정권 조문환 조진래 전 의원은 홍 후보를 적극 지원해 당 대표를 만들었다.

◇전직 의원들 ‘권토중래’ = 홍 후보가 당 대표시절 사천을 방문했을 때에 이방호 최구식 전 의원과 김재경(진주을) 의원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가 당 대표에서 낙마하고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이·최 두 전직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 대표시절 최 전 의원이 고사했던 당 홍보본부장을 끝까지 맡도록 했던 홍 후보는 당시 인연으로 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뒤 최 전 의원을 도지사 선거캠프 공보실장을 맡도록 했으나 하루만에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유는 최 전 의원이 복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 전 의원은 지난 6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자 곧바로 복당 신청했으나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현역 의원이 복당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복당은 쉽지않아 보인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홍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은 조진래 김정권 전 의원이 꼽힌다. 조 전 의원은 도지사 선거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도지사 선거를 진두지휘 한다. 홍 후보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한 그는 선거 결과에 따라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고, 자신의 지역구였던 ‘의령 함안 합천’에 ‘권토중래’하고 있어 조현룡 의원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김 전 의원은 현역 의원이 민주통합당 민홍철 의원으로 상대가 없고, 막판 홍 후보 지지선언과 함께 후보를 사퇴했던 하영제 전 차관도 20대 총선에 지역구인 ‘사천 남해 하동’을 노려볼 가능성이 엿보여 여상규 의원이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윤영 전 의원 때문에 입당한지 불과 몇일 밖에 안되는 김한표 의원의 심기가 불편하고, 공천비리로 징역 1년을 구형받은 윤영석 의원 지역에는 조문환 전 의원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홍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강민국 새누리당 대변인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