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농사를 망쳤어요"
"4대강 사업이 농사를 망쳤어요"
  • 한용
  • 승인 2012.1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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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농지 리모델링 저질흙 성토로 피해 잇따라
“4대강 사업이 농사를 망쳐 놨습니다. 희망찬 농촌의 미래를 위한다며 농지리모델링을 추진한 4대강 사업에서 정작 농사를 할 수 없는 저질 흙으로 표토층을 덮는 엉터리 공사를 벌여 놓고도 관련기관은 발뺌 하기에만 급급합니다.”

김해시 상동면 봉암마을 조민규(46)씨의 하소연이다.

11일 이 마을 어귀에 있는 조씨의 논 약 2500㎡에는 자라다 멈춘 파의 흔적과 말라 비틀어진 깨 등 농작물이 비정상적으로 띄엄띄엄 있었다.

새까만 찰흙 덩어리로 뒤덮인 4대강 농지리모델링 현장. 실제 이곳에다 농작물을 심고 수확을 거둔다는 생각 자체가 무리라는 느낌이다.

또 40Cm 정도 파낸 표토층 아랫부분에는 낙동강에서 옮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모래층이 있었지만 이 마저도 재생골재로 보이는 잔돌들이 다량 섞여있어 제대로된 농지 리모델링 사업을 한 부지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조씨는 “국책사업이 옥토를 황무지로 만들었다. 불량표층토를 걷어내고 양질의 토사로 객토를 해야 하지만 엄두가 안난다”며 “지금이라도 관련당국은 정상적인 농지로 환원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당초 사업감독기관에 항의를 했을 때 예산타령만 하더라”면서 “빠른 시일 내 원상회복을 하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80평생을 농삿일에만 전념해 왔다는 한 할머니도 “수 많은 홍수와 가뭄을 겪었어도 이처럼 한 톨도 수확을 못한 경우는 없었다”며 “나랏님이 하는 일이라고 믿었더니 결과는 농민을 죽이는 일이 아니냐” 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의 사업을 시공했던 D사의 현장소장 A씨는 “당시 현장에 표토층이 부족해 인접 사업부지내 토사를 반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토사 성토는 없었다”며 “사업이 준공된 만큼 달리 해당 농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김해시 한림·생림·상동면을 비롯한 양산시 일원 16지구 594ha에다 2010년부터 1687억 원을 들여 농경지 리모델링과 농업용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벌였다. 김해/한용기자 yong@gnnews.co.kr

농심-무시한-4대강-농지리모모델링 현장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가 벌인 농지리모델링 사업부지인 김해시 상동면 봉암마을 농경지. 검정색 찰흙덩어리인 불량토사로 농지의 표토층을 객토했다. 사진 우측상단은 올 6월쯤 심은 깨가 20Cm도 자라지 못해 깨알은 아예 여물지도 않았다. 우측 상단 아랫 사진은 영파 순이 비쩍 말라 성장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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