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중도사퇴와 재보궐선거 폐해
도지사 중도사퇴와 재보궐선거 폐해
  • 박수상
  • 승인 201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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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상 (북부지역본부장)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민들 사이에서 재보궐 선거를 왜 치러야만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예 도민의 힘으로 막아야한다며 분노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몇 년 사이 거듭된 도지사 재보궐선거로 인해 도정공백과 천문학적 혈세 낭비 등 폐해를 막기 위한 선거법 개정을 호소하는 공감대 형성에 기인한 도민 정서와 법 감정마저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최근 경남도의 재정여건이 그야말로 최악에 처해 9000억 원이 넘는 빚더미에 내몰린 데다 또 다시 12월 도지사 보궐선비용으로 118억1000만원을 쏟아 부어야 할 노릇이다. 급기야 최근 경남도가 이례적으로 허리끈을 잔뜩 졸라맨 전년보다 줄어든 내년도 초긴축 예안을 도의회 넘겼다. 살림살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도지사의 중도사퇴로 인한 도정 행정공백은 물론 선거비용을 도비로 충당해야하는 도민 혈세 낭비 등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도 선거법을 다루는 정치권에서는 심각성을 외면한 채 불구경만 하고 있다.

경남도 재보궐선거는 김두관 전 지사가 7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임기 2년여를 남겨두고 중도 사퇴함에 따라 오는 12월 19일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김 전 지사는 2년 전 무소속으로 경남 도지사로 출마해 도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민주통합당 입당에 이어 결국 도민들과의 굳은 약속을 저버리고 떠났다.

앞서 지난 2003년에는 한나라당 소속 김혁규 도지사가 3선의 잔여임기 2년여를 남겨놓고 당시 열린우리당 입당과 함께 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했다. 직권 여당의 국무총리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낙마했다. 김두관 전 지사 역시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해 결국 경남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한 두 전직 도지사 모두 자신들의 꿈이 좌절돼 도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다.

알다시피 재선거는 선거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당선자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치른다. 보궐선거의 경우는 당선자가 일신상의 이유로 해당 직위를 사퇴하는 경우 치르게 된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경남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최근 증가하는 재보궐선거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그 요인 자체가 피선거권 상실, 사직, 사망, 당선무효 중에서도 정작 재보궐선거를 꼭 치러야 하는 사망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재보궐선거 발생요인 중에 80% 이상이 선거법위반 등의 범죄로 인한 선거를 비롯해 도지사, 국회의원, 대통령 등 더 나은 공직으로 진출(출세?)하기 위해 지역구민이 당선시켜준 임기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중도사퇴 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출세욕에 눈이 어두운 일부 현직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의 부도덕성에 의해 재보궐선거가 발생하기 때문에 혈세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중도사퇴로 인한 재보궐선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법감정도 극에 달하고 있다.

재보궐선거에 따른 폐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나 정치권 일각에서도 법적,제도적 방지방안이 몇 차례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상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넘어 이제 정치권에 대한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정으로 정치권이 실현가능한 개헌을 통해 대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재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선관위 등 관련 기관의 국정감사 보고 등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1년 9월 까지 최근 5년간 811억원이 소요됐고, 올해 선거를 포함하면 1000억 원이 휠신 넘어 한 해 수백 억원의 혈세가 지속적으로 낭비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지난 6일을 전후해 대선후보들이 정치쇄신안을 내놓으면서 기초 자치단체장과 의원 등의 정당공천제 폐지와 함께 재보궐선거 비용 부담과 관련해 선거를 유발한 원인자 비용 부담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어 이번 기회야말로 국민의 힘으로 중도사퇴로 인한 재보궐선거의 폐단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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