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원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교수)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 일어난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한 부하직원 팀이 회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젝트인 신제품 개발을 시도하였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손실액이 무려 수백만 달러에 달했다. 그때 그는 고민 끝에 사직서를 들고 사장실에 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사직서를 내밀었다. 사장은 놀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그 프로젝트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야.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야. 나는 그 실패를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네. 사직서를 쓰는 그 용기를 다시 시도하는 일에 사용하게.” 그날 이후 그 직원의 팀은 1년 만에 개발에 성공하여 무려 수천만 달러 이상의 이익을 가져오는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만약 사장이 실패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했다면 그 프로젝트가 과연 성공할 수가 있었을까.
성공 안에는 실패라는 학교가 있다. 실패가 교육한다는 뜻이다. 성공을 교육목표로 하는 실패학교에서는 ‘멈칫함이 넘어짐을 막아준다’는 말이 있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헛디딜 때 멈칫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동작이 멈칫함이다. 이것은 작은 실패를 의미한다. 이 작은 실패가 성공에 이르는 통로 중간쯤에 실패의 문이 있다고 알려준다. 또한 시도하는 것을 마칠 때까지는 어떤 것도 실패라 부를 수 없고, 실패가 결코 성공을 삼킬 수 없으며 다만 지체시킬 뿐이라고 실패학교는 교육하고 있다.
‘완벽한 사람도 지우개 달린 연필을 산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완벽한 사람도 필기하다 오류가 생기면 지우고 수정한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는 실패하지 않는 완전한 사람은 없다. 우리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군가 실패하여 주저앉아 있을 때 방관하지 말고 유머나 조크로 부드럽게 해주고, 관대함과 위로로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준다면 실패의 미학을 써 내려가는 진정한 성공자가 되지 않을까.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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