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공무원의 '고향편지' 책으로 발간
시골 공무원의 '고향편지' 책으로 발간
  • 여명식
  • 승인 201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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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조문환씨, 향우·지인에 보낸 편지 엮어
시골 군청의 한 공무원이 지난 한 해 동안 매주 지역의 소식을 전국 2000여 명의 향우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서 책으로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도서출판 북성재(대표 신영미)에서 발행한 이 책의 제목은 ‘시골공무원 조문환의 하동편지’로써 이야기의 주인공은 하동군청 기획계장으로 근무하는 조문환(50)씨.

그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지금까지 95회에 걸쳐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전국 주요 출향향우와 지인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

‘하동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으로 발송된 이 편지는 모두 그가 살아가고 있는 하동에서 일어난 작고 소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구제역으로 인해 고향방문을 하지 말라는 가슴 아픈 얘기에서부터 지방공무원의 애환, 추억의 완행버스와 비들기호 열차, 사라져 가는 시장과 동네, 돌담, 어릴적 운동회, 지역의 억척스런 장인과 고가(古家)를 지키며 살아가는 어른, 사람냄새 풍기는 주막에 관한 얘기 등을 사진과 함께 곁들여 그가 겪었던 추억을 현실로 가져와 아스란이 사라져가는 고향을 정취를 되살려 줬다는 평가다.

“처음엔 책으로 낼 생각이 꿈에도 없었다”는 그는 “편지가 계속되면서 많은 분들이 호응해 줬고 책으로 발간하면 좋겠다는 말에 용기를 얻게 됐다”고 책을 낸 취지를 밝혔다.

그가 편지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2011년에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쳤던 한파 속에 발생한 구제역을 겪으면서
“이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며서 현대인들이 고향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고향에 대한 일종의 갈증과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저의 편지를 매주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마치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듯이요”.

이 편지의 수취인 가운데는 서울대학교 김병종 교수와 미래상상연구소 홍사종 대표 등 유명인사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그의 편지에 감동해 책의 추천사와 발문을 써주기도 했다.

“이 일을 통해 제가 살아가고 있는 하동을 더 깊이 알게 됐고, 하동과 호흡하게 된 것은 축복이였다”고 하면서 “처음에는 다른 분들에게 쓴 편지였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해 쓴 편지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50회로 마감된 그의 하동편지는 올해 1월부터 ‘섬진강 에세이’로 제호를 바꿔 발송되고 있는데 이는 섬진강을 좋아하는 그가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에서부터 노량바다까지 발로 걸으면서 쓴 수필로써 이 또한 내년에 책을 발간될 예정이다.

시골공무원의 작은 정성이 고향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단비가 되고 있어 추워져 가는 날씨에도 포근한 마음이 들게 한다.

하동/여명식기자 ymsi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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