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수사' 해프닝
'이중수사' 해프닝
  • 정만석
  • 승인 201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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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석 (취재2부장)
현직검사의 비리혐의 수사를 놓고 검·경간 갈등이 볼썽사납다. 양 기관의 ‘기싸움’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왠지 석연찮다. ‘검사 뇌물수수 의혹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검찰도 수사에 나서 한 사건을 두 수사주체가 수사하겠다는 초유의 ‘이중수사’ 해프닝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수사권 독립 논란은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2004년 1월에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를 공론화했다. 이후 지난해 11월23일 총리실이 경찰의 내사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두 기관은 또다시 충돌했다. 경찰 100여명은 총리실과 법무부에 단체로 수갑을 반납했다. 지난 1월1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대통령령)이 시행되면서 경찰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의 반발은 행동으로 표출됐다. 지난 2월1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으로부터 이첩받은 고소사건을 남해경찰서가 ‘경찰이 수사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에 재지휘를 요구한데 이어 3월에는 밀양경찰서 한 경위가 자신의 사건을 지휘한 대구지검 서부지청 소속 모 검사를 모욕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부장판사의 기소청탁 의혹 수사에서도 두 기관은 충돌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더듬어 보면서 양대 수사기관이 점점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사권을 사수하고 확보하기 위해 양 기관이 여론몰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서로 수사하겠다고 덤비는 ‘이중수사’는 자칫 인권침해 오해의 소지도 있다. ‘이중수사’를 해프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양 기관이 ‘결자해지’할 수 있는 초석으로 삼길 바란다.

정만석·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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