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을 온전히 지속하기
결혼생활을 온전히 지속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12.11.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육연구원장)
최근 미정보 수장의 불륜스캔들 파문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전 미 중앙정보국 국장의 내연녀였던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이 다른 여성에게 “내 남자한테서 손 떼”라는 협박성 메일을 보내 미연방수사국이 사건조사를 시작하면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협박 이메일을 받은 여성이 FBI에 신고하자 FBI가 협박 당사자인 브로드웰을 조사하면서 그녀가 전 미중앙정보국 국장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발견하게 되어 불륜 정황이 포착되었다 한다. 수사의 초점은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정보유출이 있었나 없었나, 다시 말해 불륜으로 인한 국가안보 침해여부에 두고 있지만 필자는 여기서 그 측면보다는 이 사건발표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그 국장의 가족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결혼은 두 당사자 간의 정절을 약속하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리고 이 성스러운 의식을 형성하는 것은 바로 부부간의 신뢰감이며, 신뢰감은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이끌어 가는 밑바탕이 된다. 그런데 전 미 정보국장은 이러한 부부 사이의 신뢰를 왕창 무너뜨리는 일을 한 것이다. 그것도 장기적으로 불륜을 저질러 왔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은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한 가정이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남편이 60세라면 적어도 30년 이상을 단란한 가족생활을 이끌어 왔을 텐데, 부인을 비롯한 자녀들이 받는 충격은 가히 상상할 수 없다. 이 사건은 가족구성원 간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어떤 형태로든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녀들에게 더 이상 아버지로서의 역할 모델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부인의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는 점이다. 배우자에 대한 몇 십 년간의 신뢰가 무너져 아마 당분간은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충격에 빠져 있을 것이다. 만약 몇 십 년을 함께 산 내 배우자가 다른 파트너와 불륜을 저질렀다면 그에 대한 나의 충격이 어떠할 것인가를 상상해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간의 신뢰의 개념은 성적으로 충실한가의 문제를 넘어서서 부부들의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에까지 걸쳐 있다. 남편과 아내는 신뢰에 기반을 둔 관계에서 결혼생활을 우선시한다. 자녀들, 일, 사회 혹은 가족의 책임에서 오는 갖가지 요구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결혼생활과 부부관계가 가장 우선이다. 만약 부부가 드러나게 신뢰를 하찮게 여기면 결혼생활이 불확실해지고 모순될 수 있다.

우리는 때로 배신당한 고통에서 허우적거리며 산산이 부서진 부부들을 본다. 그들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며, 그 관계를 복구하기란 만만치가 않다. 바람기의 여파로 부부 간에 신뢰감이 무너졌을 때 깨져버린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음의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불륜을 끝내어야 한다. 둘째, 배우자가 바람 피운다는 것을 안 이후 상처받은 사람이 화, 앙심, 상처를 느끼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일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도 있다. 셋째, 부부가 함께 전문상담을 받아라. 만약 한쪽이 거부한다면 혼자라도 가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한쪽이 변화를 보인다면 그 관계는 반드시 변하기 때문이다.

넷째, 배신당한 쪽의 고통과 상처를 상대가 들을 필요가 있으며 상대방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중요한 결정을 빨리 내리지 말라. 가능한 일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한 번에 분명하게 생각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여섯째, 배신을 당한 쪽은 불륜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위의 여섯 가지 방법을 통해 부부관계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더러는 그런 위기를 통과한 부부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결국에는 자신들의 관계개선과 함께 부부간에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도 비온 뒤에 마른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결혼생활 내내 부부가 신뢰관계로서 이런 파괴적인 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부부간의 신뢰감 구축으로 우리의 결혼생활을 온전히 지속시키자.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육연구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