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아침논단
다문화사회 확산에 대비한 지역대학의 역할이찬규 (창원대 총장)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11.19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21세기의 화두는 단연코 세계화와 정보화다. 세계화는 지구 전체적으로 자본과 노동의 이동을 촉진시켜왔고 정보화는 이것을 가속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동은 오랫동안 지배적이었던 단일국가·단일민족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140만명이 넘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작년과 비교하더라도 올해 11.4%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다음으로 경남이 많다. 인구구성은 외국인근로자가 가장 많고 결혼이민자, 유학생 순이며 국적별로는 중국이 절반이고 베트남, 미국 순이다.

이렇듯 외국인 이주민의 증가추세는 다문화사회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문화란 원래 생활양식을 의미하므로 성, 계층, 지역, 연령, 종교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였다고 하겠지만 근래에 들어 민족과 인종의 다양화로 인해 다문화사회가 양적·질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 계층, 지역, 연령, 종교 등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보다 인종과 민족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은 한층 가시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종과 민족의 경우 다른 사회적 요인보다 이질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문화는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화의 차이로 인한 구성원 간에 갈등이 야기될 수 있고, 소수 민족 및 인종집단의 인권과 평등의 문제가 드러날 수도 있다.

따라서 인종과 민족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문화정책이라는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정책은 다문화교육, 복지서비스, 법률지원, 다문화이해 정책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다문화정책의 83%가 다문화교육에 편중되어 있으며, 그 다음이 보건의료 복지정책, 법적지원, 상호이해 등의 순이다. 다문화교육조차도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이 70% 이상이다. 그러기에 다문화정책의 주 대상은 결혼이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교육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향후 다문화사회의 본격적인 확산을 대비하기 위해 그 동안 이루어진 다문화의 담론, 정책, 그리고 실천에 대한 검토와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다문화 담론이 동화 내지는 통합으로부터 한걸음 더 나아가 다문화주의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차이에 민감한 정책(Difference-Sensitive Policy)을 통해 각 집단의 고유한 문화를 향유하면서 함께 공존하는 사회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다문화정책 또한 다문화교육만이 아니라 법, 보건, 의료, 복지제도 정비로 확대하고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만이 아니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적 인식과 태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다문화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첫째, 지역대학의 교수·연구 인력들이 지역사회의 다문화 연구를 하고,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향후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지역의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둘째, 대학 자체가 다문화적 인식과 태도를 배우는 최적의 장이기 때문에 다문화 역량을 소유한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사회의 통합과 평등 및 인권적 가치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 대학은 유학생과 외국인 교수인력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므로 한국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대학은 다문화 업무와 다문화 기관들을 통합적으로, 그리고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다문화 허브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현재 다문화 관련 사업들이 각 부처별로, 그리고 각 기관별로 따로따로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의 중복성과 비효율성 문제를 안고 있다. 다문화 관련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문화 관련 연구·교육·사업·상담·정보, 그리고 기관간 네트워크 구축 등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문화를 위한 통합적 허브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은 인적·물적자원이 풍부하고 지역 구성원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지역대학 밖에 없다. 이것은 지역대학, 특히 지역 국립대학의 책무성이기도 하다.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