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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단풍 지기 전 맛 본 진짜 가을 '참게탕'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지리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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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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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탕
참게탕
 
가을이 저물어가니 찬비를 앞세워 다가오는 겨울은 제자리를 잡으려고 온갖 노략질을 하는 날씨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이제 곧 앙상한 가지만 남을 나신의 나무가 쓸쓸하게 보이고, 이런 분위기에 젖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아직도 조금 남아 있는 만추의 단풍이라도 보면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길.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보고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련다.

진주를 출발하여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산청은 경남에서도 오지에 속하고 도내에서 인구수가 적기로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지리산 자락이 산청을 품어 산이 깊은 곳들이 많이 있는데 여기에 건강과 행복은 물론이고 재미를 더해주는 휴양지가 바로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이다. 35번 고속국도를 달리다가 산청이나 생초 나들목을 빠져나와 꾸불꾸불한 산길을 돌고 돌아 10여 분을 승용차로 내달려야 도착하는 곳에 위치한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는 산과 들에 나는 풀이 약초가 되어 우리의 건강을 챙겨주는 이야기가 숨어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에는 단군 이래 우리 선조들의 곁에서 수천 년 동안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우리의학과 한의학의 과거와 현재 및 미래가 공존하는 국내 최초의 한의학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 내에 79억 원을 들여 건축하였고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전통의학의 역사와 우수성, 약초의 종류와 효능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학습관, 오감 한방체험을 위한 체험관, 홍보관, 관광관 및 전시실, 세미나실, 영상실, 수장고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는 한의학 발달의 흐름, 허준과 동의보감, 한방요법의 세계, 한의학의 현주소와 미래, 약초표본 등 한의학과 한방에 대한 종합적인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2013년 산청에서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열린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하여 2013년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45일의 일정으로 동의보감촌과 한방의료클러스터 일원에서 열린다. 약초를 통한 고부가가치로 거듭날 수 있는 지혜도 얻을 수 있고, 각종 약초와 이를 응용한 식품 개발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으니 불로장생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현장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을 듯하다. 축제기간에는 먹거리가 다양하지만 인적이 드문 평소에는 거의 없어 금서면 주상리로 이동하여 모처럼 돼지갈비찜을 먹어 보고 싶다.
 
뱀사골 가는 길
뱀사골 가는 길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를 출발하여 구형왕릉으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 화계시장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갈비찜을 맛보았다. 어디에서나 맛 볼 수 없는 좀 특별한 맛으로 여러 곳에서 돼지갈비찜을 먹어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이렇게 요리하여 돼지갈비찜을 내는 곳은 없었다. 식당에 가서 직접 시켜서 돼지갈비찜을 맛보려면 약 40여분을 기다려야 되는 것을 알고 미리 예약을 해놓고 간다면 넉넉하고 편안하게 돼지갈비찜을 먹을 수 있어 더 좋다. 돼지갈비가 너무 부드러워 갈비를 발라먹기도 편하고 갈비찜에 들어있는 감자에는 갈비의 진한 간이 잘 배어들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음식을 주문할 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아도 맵지도 않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면 미리 얘기를 하면 된다. 매운맛의 돼지갈비찜도 매콤하여 추운 날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찬들은 직접 재배하고 가공한 양념과 야채로 직접 만든 것이라 이 곳 청정 산청의 넉넉한 인심과 진한 촌맛도 즐길 수 있고, 이 집의 별미 시래기국도 일품이며 한정식도 좋다.
 
갈비찜
갈비찜
 


이제 함양 휴천면을 거쳐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만추의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어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어 그저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산과 그에 이어지는 계곡의 경치에 도취되어 있을 쯤에 용유담에 이르렀다. 용유담소는 명주실타래 3개 깊이정도로 깊고, 용유담에는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았던 자리가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을 이 마을에서 보냈던 친구가 어릴 적에 학교에서 소풍가면 꼭 그 자리에 않아서 도시락을 먹었다는데 그 바위 모양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용이 변을 본 것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지리산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어쩌면 용유담이 수장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자꾸만 애틋하게 눈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백무동으로 들어가는 길과 실상사 앞을 지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시 차를 달린다. 빠알간 듯 노란 산들이 마지막 고운 색깔을 뽐내고 좁다란 계곡사이로는 하늘이 파랗게 비친 모습이 너무 곱다. 애초에는 뱀사골을 좀 걸어보려는 마음이었는데 어찌나 차들이 많은지 주차할 곳도 없으니 머뭇거리다가 뱀사골 입구를 지나치고 달궁을 거쳐 하늘아래 첫동네인 심원으로 갔지만 썰렁한 바람만 분다. 심원마을을 가로지르는 조그마한 냇가에 낙엽들이 멋진 무늬를 만드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차를 달려 성삼재에 오르니 차량의 홍수다. 불법주차 차량들로 인하여 길이 막히고 정체가 심하여 겨우 성삼재를 지나 시암재휴게소에서 따끈한 호떡으로 잠시 마음을 달래고 천은사로 향한다.

‘知異山 泉隱寺’라고 쓴 일주문의 편액 글씨가 보인다. 처음에 이 절의 이름은 감로사(甘露寺)였을 만큼 물 맛 좋은 샘이 있었는데 후에 절을 중수할 무렵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이 무서워하자 한 스님이 용기를 내어 죽였다. 그 후로는 샘에서 물이 솟지 않아서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천은사를 둘러보고 구례로 향했다. 이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오산 꼭대기에 있는 사성암에 가보고 싶다. 암자에 올라 오산을 휘감으며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사성암은 참으로 절경 중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자리한 암자라는 생각이 든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세워진 암자를 바라보며 그 옛날 어떻게 이런 위치에 암자를 세웠을까? 사성암은 해발 500m의 높이에 있는 암자로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네 명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하여 ‘사성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기록이 있다. 지은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암자 근처 암벽에 고려시대 초기 작품인 음각마애여래입상이 있어 창건 내력을 짐작할 수 있으며 현재 이 암자는 작은 규모의 목조기와집으로 되어 있다.

암자에서 지척이니 오산 정상도 찾았다. 530.8m의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빗속의 섬진강은 너무 아름답지만 굿은 날씨에 오래 지체할 수 없기에 바로 하산하여 시간을 보니 오후 2시를 지나고 있다. 아직 점심식사도 안 했는데…. 섬진강을 따라 남으로 차를 달린다. 빗길을 여유롭게 운행하는 차들이 많으니 서둘려고 하여도 어쩔 수 없어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따라가니 여유가 생긴다. 이런 여유로움으로 비 내리는 섬진강은 바라보며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냥 그 기분으로 달려가 찾아간 식당은 화개장터의 연화장식당이다. 평소에 친분이 있어 자주 찾는 집인데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점심시간을 약간 피하여 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이 시간에도 손님으로 넘쳐난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주인 누님이 반겨준다. 만년 단골 동상이 왔다고! 바쁜 와중에도 주문하기도 전에 동동주 한 사구에 도토리묵 산나물 각 한 접시를 내 온다. 고마운 마음으로 동동주를 한 사발 마셔보지만 술이 약한 나는 그 것으로 끝이다. 한참을 기다리니 참게탕이 나왔다. 알이 꽉 찬 참게탕 언제 먹어도 최고로 맛있다. 여기 와서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떻게 그 맛을 다 전하리요? 게딱지나 껍질 하나 내놓지 않을 정도로 키토산을 덤뿍 취하며 맛있게 먹었다.

참게는 바다에서 알을 낳기 때문에 주로 바다와 가까운 하천이나 개울에 산다. 그러니 바다와 가까운 하동은 참게가 참 많다. 참게 잡이는 주로 가을에 낚시로 하는데 대나무 끝에 미꾸라지를 잡아 미끼로 끼운 후, 참게가 살고 있을 돌틈 입구에 미꾸라지 미끼를 조심스레 들이밀고 슬슬 움직이면 냄새를 맡은 참게가 엄지발가락을 내밀어 미꾸라지를 뜯어먹으려 한다. 그때 기회를 잘 잡아 수탉꼬리를 묶어 만든 올가미낚싯대로 참게의 엄지를 낚아채는 참게 낚싯대는 두 개가 한 세트란다. 하나는 미꾸라지 미끼를 실로 묶어 끼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탉꼬리로 올가미를 만든 낚싯대이다. 참게탕의 진한 맛에 빠져보고, 참게를 잡는 방법까지 알았으니 지리산 주변이야기도 넉넉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충무중학교 교사

용유담
용유담
지리산주변
지리산 주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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