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耳鳴)
이명(耳鳴)
  • 경남일보
  • 승인 201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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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다스림한의원장)
이명(耳鳴)이란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즉,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이다. 완전히 방음된 조용한 방에서는 모든 사람의 약 95%가 20dB(데시빌) 이하의 이명을 느끼지만 이는 임상적으로 이명이라고 하지 않으며, 자신을 괴롭히는 정도의 잡음이 느껴질 때를 이명이라고 한다.

이명의 원인은 현대의학적으로는 불분명하지만, 치료를 받은 이명 환자의 25%는 증상이 매우 호전되고, 50%는 어느 정도 호전되며, 나머지는 치료에 별 호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곤할 때나 큰 병을 앓고 나서 체력이 떨어졌을 때, 신경을 많이 썼을 때, 잠을 오래도록 못 잤을때 귀가 멍하거나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귀울림은 몸을 보하거나 체력을 단련하거나 일정 시간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바로 사라지지만 귀울림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하다면 몸의 기능을 보충하는 것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명의 양상은 환자의 표현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고음인 경우는 매미 울음 소리, 윙윙거리는 소리, 금속성 소리 등이 나며, 저음인 경우는 바람 소리, 물 소리 등으로 들리는데 때로는 폭풍 소리, 시계 소리,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이명 대부분은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괴로움이어서, 심한 경우에는 전화벨이 울린다고 생각하여 전화를 받는다거나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귀에서 소리가 나면 점차로 귀가 먹게 된다.”고 하듯이 심한 경우 난청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명의 대부분은 귀 질환의 중요한 징후 중 하나로, 귀 질환의 단독 혹은 조기 증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할 경우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명의 음질은 단순한 소리로만 표현되므로 정신과 질환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이고 복합적인 소리가 들리는 이성환각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따라서 하루 이상 이명이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적 진찰을 받아보아야 한다. 동반되는 유발 질환이 없는 이명은 대체로 인체 내 오장육부가 부조화한 상태에 있을 때 발병하게 된다.

동의보감에는 “상초에 기가 부족하면 귀에서 소리가 몹시 난다”, “이명은 다 신정(腎精)이 부족하여 음이 허해져서 화(火)가 동했기 때문이다. 담화(痰火)로 나는 소리는 세고 신기(腎氣)가 허하여 나는 소리는 약하다.“ 라고 나와 있는 데,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오장육부와 연관지어 해석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귀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오장육부의 부조화로 인한 것으로 보고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나눈다.

첫째, 귀는 신장(腎臟)과 관련된 기관으로 신장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정(精)과 혈(血)이 부족할 때, 방탕한 성생활이 누적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두고 한의학에서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귀울림이라고 하여 신허이명(腎虛耳鳴)이라 부른다. 둘째, 과도한 음주, 지방성 음식물의 섭취로 위장(胃腸)에 담(痰)과 습(濕)이 축적되어 체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에 빠져 있을 때 기력이 쇠하여 생기는 귀울림인 기허이명(氣虛耳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셋째,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과중한 업무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쉽게 감정 조절이 안 되고 짜증이 날 때 간(肝)에 열(熱)이 생겨 귀울림 현상이 나타나는 간화이명(肝火耳鳴)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넷째, 과로 혹은 중병을 앓은 후에는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귀울림 증상인 혈허이명(血虛耳鳴)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 먼저 오장육부의 허실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러한 변증과정을 통해 신허(腎虛), 기허(氣虛), 간화(肝火), 혈허(血虛) 중 어디에 해당되는 지를 파악한 후 궁지산, 궁귀음, 가감용회환, 통명이기탕, 복총탕, 보신환, 황기환, 대보환, 자신통이탕 등의 처방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가감하여 4주 이상 투여하고 침구요법 등을 통하여 오장육부의 음양 상태를 조절하여 치료한다. 이명의 치료를 통해 아예 귀가 들리지 않는 난청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준다.

이명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산업 소음, 시끄러운 음악과 헤드폰 사용을 피하고, 초콜릿, 커피, 차, 콜라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짠 음식 그리고 담배를 멀리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예방까지 할 수 있다. 또 과로를 삼가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적절한 여가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더해 고혈압이 있으면 이를 치료하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약물을 남용하는 습관도 피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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