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끼와 감각(感覺)
<이준의 역학이야기> 끼와 감각(感覺)
  • 경남일보
  • 승인 201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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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라·지망살
사물에 대한 끼와 감각이 남다르게 특출한 사람이 있다. 하도 특출한 능력이기에 이를 천부적 재능이라고도 한다. 사람에 대한 감각, 일에 대한 감각, 시간에 대한 감각, 물체에 대한 감각, 변화와 움직임에 대한 감각, 미래에 대한 감각, 득실성패에 대한 감각 등에서 놀라운 재능을 보인다. 다른 이들은 한참 골똘히 생각하여도 언제나 핀트가 어긋나 늘 낭패를 당하며 울상을 짓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감각이 탁월한 이들은 단번에 느끼고 행동하고 적응하여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이들에게는 뭔가 알 수 없는 2%의 차이가 있다.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어떤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아주 듣기 좋고, 어떤 이의 노래소리는 두 번 들을까 겁난다. 똑같은 붓과 물감으로 똑같은 그림을 그려도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차이가 있으며, 똑같은 화장을 하여도 보기 싫은 모습과 보기 좋은 모습과의 차이가 있다. 똑같은 원두로 커피를 볶아서 뽑는데 사람 손맛에 따른 향과 맛의 차이가 난다. 또 어떤 이들은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아무 원리를 몰라도 땅을 보자마자 이 땅값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명당인지 아닌지를 단박에 안다. 부럽기도 하고 은근히 시샘과 질투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독특한 감각, 직관, 영감이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기질 속에 내포되어 있는 자기만의 끼와 감각을 성찰· 발견하여 육성하지 못하고 남의 것만 부러워하며 넋 놓고 앉아 있다 보면 스스로 물러지게 되니 각성할 따름이다. 세속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흉내 내기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자기만의 끼와 감각을 발휘하여 다른 사람들의 갈채를 받음으로써 성공을 이룩한다. 그러나 대개 사람들은 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와 새무리와 여타 동물들처럼 무리를 지어 휩쓸려 다니는 사회적 습성이 있기에 자기만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보다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의 눈치 속에서 함께 어울리려는 데만 더 큰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자기만의 끼와 감각을 발견하지도, 발휘하지도 못한 채 그저 평범한 일생을 어느새 살다가 가고 만다.

이러한 끼와 감각 중에 천라(天羅)와 지망(地網)이 있다. 이를 대개 살(煞)이라 하여 좋지 않은 것으로 단정하고 호되게 질책하는 말들을 자주 목격하고 있는데 필자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식정보사회에서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 매체가 발달된 현시대에서 천라와 지망은 떼돈을 버는 좋은 끼와 감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들을 기만하여 사기 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고 스스로 지극히 조심하여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천라는 일지(日支)를 중심으로 술해(戌亥)가 연이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비유하자면 하늘에 펼쳐 놓은 새 그물이다. 지망은 일지를 중심으로 진사(辰巳)가 연이어 있는 경우이며 짐승을 사로잡기 위하여 땅위에 쳐 놓은 그물,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물속에 쳐놓은 그물에 비유된다. 이 천라 지망은 아무리 하여도 벗어나기 어려운 경계망이나 피할 수 없는 재액(災厄)이라 하면서 꺼리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늘과 땅에 그물을 쳐놓았으니 감금, 구속, 억압, 속박의 의미가 강하다. 하여 스스로는 아무 생각 없이 평범하게 내뱉은 말, 그저 단순히 일상적인 행동을 하였을 뿐인데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듯 경찰이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거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자기모습을 발견하고는 흠칫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술해는 하늘의 묘절(墓絶)이고, 진사는 땅과 물의 묘절로 멍청(暗昧)하고 명쾌하지 못한(不明) 사이 순식간에 흉살로 작용하여 자기를 가두어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술해인 남자, 진사인 여자는 더욱 각별히 조심하여야 한다. 남자는 감금 구속, 관재구설, 시비 송사, 납치를 당하기도 하며 여자는 파혼을 당하거나 화류계에 억압되거나 자식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을 위하는 봉사정신, 남을 살린다는 투철한 활인(活人)의식으로 여러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쳐 나가면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로 들끓어 차고 넘친다.

술해는 천문성(天門星)이어서 지혜총명이 남다른 길성이기 때문이다. 경찰, 형무관, 검사, 판사, 의사, 약사, 간호원, 연예인, 엔터테인먼터, 역술인, 종교인, 시민활동가, 시민단체 지도자, 종교지도자, 선생, 교수 등의 직종에 종사하면 빛을 발한다. 진술은 공업성이라고도 하여 과학기술자, 기술공업 계통 연구자, 기술기능직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어떻든 진사술해는 특히 사람으로 흥하고 사람으로 망한다. 하여 천라지망이 있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늘 뼈를 깎는 각오로 사람들을 기망(欺罔)하지 않도록 스스로 각성 또 각성, 절제 또 절제를 하여야 한다. 그러면 곁에는 늘 좋은 사람들로 들끓어 저절로 돈과 명예가 차고 넘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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