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동그란 매력 '천혜향'에 승부걸었다
달콤하고 동그란 매력 '천혜향'에 승부걸었다
  • 강진성
  • 승인 2012.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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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성공스토리]조은농원 이정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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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철 조은농원 대표는 천혜향을 개인농장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그는 “천혜향은 맛과 향이 한라봉보다 뛰어나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거제시 동부면 부춘리에서 천혜향을 재배하는 이정철(65) 조은농원 대표는 농삿일이라면 전국을 안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바지런하다. 강원도에서 충청도 제주도까지 지인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천혜향 분야에서는 이름만 대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다. 천혜향(일명 세또까)은 오렌지, 한라봉과 비슷하게 생긴 만감류로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이다. 한라봉과 같이 뾰족하게 튀어 나온 것이 없이 둥근 형태로 겉모습은 오렌지와 더 가깝다. 껍질은 얇고 당도가 뛰어나 한라봉 보다 고급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육질이 풍부한 향에 부드럽고 과즙이 많아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제주도가 만감류의 재배면적이 많아 본고장으로 인식되지만 천혜향은 이정철 대표가 선구주자에 속한다. 내륙에서 처음 시작한 것은 물론 재배면적은 1ha(3000평)으로 단일농장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크다. 이 대표는 지난 2000년 거제에 처음으로 천혜향과 한라봉을 심었다. “당시 제주는 한라봉 위주로 천혜향 재배를 꺼려했어요. 그걸 제가 고향에 심었죠.” 그렇게 이 대표에 의해 육지에서 처음으로 만감류가 심어졌다. 당시 농가들은 한라봉에 관심을 가졌다. 제주에서 이미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천혜향이 더 각광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과감히 밀어부쳤다. 맛이 한라봉은 흉내낼 수 없을 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검증된 한라봉보다 우수한 천혜향에 모든 것을 걸었다.

“천혜향에 맛 들인 사람은 한라봉은 쳐다 보지도 않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단골들은 이것만 찾죠.” 이 대표가 건네준 천혜향의 껍질을 한꺼풀 벗기자 마자 향긋한 향이 금새 머리 끝까지 전달된다. 아이들도 먹기 편한 부드러운 육질때문에 식감이 좋다. 시큼하지 않고 달달한 맛은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또 손을 흥근히 적실만큼 흘러나오는 과즙에서 이 대표가 이 과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설명됐다. 천혜향은 한 박스(3kg)당 4만원으로 한라봉보다 1만원 가량 더 비싸다. 크기가 큰 상품의 경우 개당 5~6000원 하는 셈이니 고급 중에서도 고급과일이다.

2000년 당시 이 대표가 천혜향을 심을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제주사람들도 포기했던 것을 도전했으니 당연할 만도 하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운영하는 조은농원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에서 단골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납품하고 있는 거가대교 거제휴게소에서도 없어서 못팔 정도다. 거제에서는 지역농산물로 완전히 인식됐다. 뛰어난 맛은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는 이 대표의 고집이 결국 빛을 보기 시작했다.

남들 가는 길보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이 대표의 성격때문에 거제에서는 유명인이다. 밀양농고 출신인 그는 1974년 거제에 처음으로 시설하우스 재배를 시작했다. 토마토, 파인애플, 알로에 등 시설작물은 모두 그의 먼저 시작했다. “거제에서 아열대 식물은 제 손을 거치지 않은게 없죠. 필리핀을 오가며 본 것들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이 대표는 먼저 시작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주위에서 “저 양반은 욕만 보고 돈은 못벌었다”고 말할 정도다. 모험적 농사를 짓던 그가 30년 만에 천혜향으로 성공한 셈이다. 1.5ha 하우스에서 연간 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만감류는 초기 시설투자와 묘목값이 비싸긴 하지만 안정화되면 순이익이 높은 편이다. 이 대표의 현재 경영비는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2006년 부터 천혜향 외에 황금향도 함께 재배하고 있다. 황금향은 천혜향보다 더 우수한 맛을 지니고 있는 만감류다. 인지도만 높아진다면 충분히 성산있는 품종이라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젊은사람들이 농업계에 많이 뛰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웬만한 직장보다 농사가 수입이 더 좋다.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젊은사람이 많이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침 대우조선에 근무하고 있는 이 대표의 큰 아들 역시 내년부터 농삿일을 이어받을 계획이다.

황금향은 11월 초순~12월 중순, 천혜향은 1월 초순에 본격 수확된다. 다소 비싸긴 하지만 만감류를 좋아한다면 맛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구입문의: 조은농원(http://www.천혜향.net)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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