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기자
1편 '네거티브 전쟁'에선 1988년 아버지 부시로 유명한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를 누르고 어떻게 당선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풀어주고 있다. 해답은 바로 네거티브 전략에 있다. 먼저 공화당 진영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듀카키스와 정책 및 토론대결을 최대한으로 줄였다. 이후 애당초 조지 H. W. 부시 후보는 지지율에서 듀카키스 후보에 크게 뒤지며 패배가 불보듯 뻔했지만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거판세를 뒤집게 된다. 네거티브 전략의 첫 번째 핵심으로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공화당은 "민주당 후보의 아내가 성조기를 불태웠다" 또 "듀카키스가 주지사 시절 국가에 대한 맹세를 거부한 이들에게 처벌을 금지했다" 등의 선전을 시작했다.
두번째 미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인종문제를 거론하며 듀카키스 후보가 메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일어난 한 흑인 범죄자의 백인여성 성폭행 사건을 집중 부각시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흑인 범죄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닐 것"이라고 적극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결국 민주당의 듀카키스 후보는 끝까지 국민들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알아줄 것이라는 안이한 대응을 펼치다 공화당에 패배했다. 현재까지도 1988년 대선은 네거티브 전략의 힘을 증명한 선거로 기록되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은 정책제시는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고 특히 유권자들의 반정치 정서를 자극시킴으로써 투표율을 최악으로 이끌고 지지자들을 결집해 당선에 이르는 전략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네거티브는 후보를 당선시킬지는 몰라도 정치발전에 매우 해악을 끼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제18대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의 막이 올랐지만 정책대결 양상은 아직 찾아볼 수가 없다. 끊임없이 서로의 지난 과거 역사를 언급하며 진실을 말하라 공격하고 미래지향적 모습은 요원한 상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책선거를 부르짖고 있지만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 언제 또다시 네거티브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질 줄 모른다. 검증이란 허울 좋은 이름으로 선거를 정치혐오로 이끄는 도구로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결국 이번에도 네거티브를 구별하고 정치발전을 이룩할 몫은 유권자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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