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희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선거관리위원회에 몸 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올바른 선거문화 또한 소중한 유산 중 하나임을 감히 주장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문화유산 중에서 광복 이후 정치나 선거문화에 대해서는 위대하다는 용어를 쓰기가 민망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 중에서 올바른 정치문화와 깨끗한 선거문화는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선거현장을 보면 조부모님 시절에는 막걸리 몇 잔에, 부모님 시절에는 고무신이나 몇 장의 빨래비누에 소중한 투표권리를 포기하곤 했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매번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돈 봉투, 음식물 향응제공에 따른 수천만원의 과태료 부과사건 등등. 우리의 아들딸이 성인이 돼 선거권을 가지게 되면 무슨 대가로 소중한 선거권을 포기할지 걱정이 앞선다. 소중한 우리의 아들딸, 손자·손녀가 금품에 멍들지 않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과 가까운 분들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후원금을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하는데, 왜 본인과 무관한 다른 후보들에게는 금품이나 음식물 등을 요구해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인지.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깨끗한 정치자금의 기부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이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매번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고질병 돈 선거, 이번 대통령 선거를 기해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며 진정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 무엇인지 다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홍상희·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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