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원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필자는 1982년 겨울, 일본 여행에서 어머니께 드릴 시계를 선물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 동행한 일행이 선물로 산 시계를 보더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것이라 했다. 이튿날 그 매장에 다시 들러 다른 시계로 교환했다. 그리고 약국매장에 있는데, 누군가 불러서 돌아보니 시계매장 점원이었다. “손님을 찾는데 20분 걸렸어요. 거스름돈을 받아가지 않았더군요.” 그때 500엔은 우리 돈 500원 정도의 가치였다. 나 같았으면 과연 20분 걸려 500엔 동전 한 닢을 돌려 주기 위해 매장을 비워두고 찾아 다녔을까? 그의 선행과 정직은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본이 선진국이 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언젠가 어느 회사 사장님이 유럽여행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일을 지나 스위스 어느 휴게소에 들렀는데 화장실에서 손을 씻기 위해 손목시계를 풀어 놓았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한참 가다보니 시계를 두고 온 것이다. 속으로 ‘다음 여행지에서 시계 하나 사면 되지! 잊어버리자’하고는 이탈리아까지 7일간 즐거운 여행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공교롭게도 다시 그 휴게소에 들르게 됐다. 그 화장실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잃어버린 시계 생각이 나면서 시선이 시계를 놓아둔 쪽으로 꽂혔다.
정직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사람 앞에서 떳떳하다. 정직한 자가 고난을 받을 때는 패배자 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승리자가 돼 형통한 삶을 누리게 된다. 정직에 관하여 영국 속담에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는 말이 있다. 또한 정직하면 사람에게는 최선의 효과가 있다. 그래서 정직하면 기쁘고 존경받고 행복해진다. 그것은 확실하다.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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