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正直)이 주는 감동
정직(正直)이 주는 감동
  • 경남일보
  • 승인 201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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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원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인생에서 당당한 기쁨을 주는 삶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그 하나는 정직한 삶이다. 험악한 세상에서 정직하면 손해 보고 융통성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그래도 정직하면 기쁘고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정직하지 못한 사람 대부분은 정직해지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그것은 시간이 걸린다. 자기 내면을 개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1982년 겨울, 일본 여행에서 어머니께 드릴 시계를 선물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 동행한 일행이 선물로 산 시계를 보더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것이라 했다. 이튿날 그 매장에 다시 들러 다른 시계로 교환했다. 그리고 약국매장에 있는데, 누군가 불러서 돌아보니 시계매장 점원이었다. “손님을 찾는데 20분 걸렸어요. 거스름돈을 받아가지 않았더군요.” 그때 500엔은 우리 돈 500원 정도의 가치였다. 나 같았으면 과연 20분 걸려 500엔 동전 한 닢을 돌려 주기 위해 매장을 비워두고 찾아 다녔을까? 그의 선행과 정직은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본이 선진국이 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언젠가 어느 회사 사장님이 유럽여행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일을 지나 스위스 어느 휴게소에 들렀는데 화장실에서 손을 씻기 위해 손목시계를 풀어 놓았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한참 가다보니 시계를 두고 온 것이다. 속으로 ‘다음 여행지에서 시계 하나 사면 되지! 잊어버리자’하고는 이탈리아까지 7일간 즐거운 여행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공교롭게도 다시 그 휴게소에 들르게 됐다. 그 화장실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잃어버린 시계 생각이 나면서 시선이 시계를 놓아둔 쪽으로 꽂혔다.

그런데 이게 웬일,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가까이 가서 그 시계를 확인하는 순간, 시각이 새로 산 시계의 시각과 꼭 같았다. 그 당시의 시계는 하루에 한 번씩 태엽을 감아주는 시계였다. 분실된 줄 알았던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7일간 누군가에 의해 관리됐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시계를 집으려는 순간 등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청소부 아저씨였다. “시계를 두고 간 때가 언제인가요? 오늘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국가에 귀속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가난해 보였지만 행복한 미소를 띠며 시계를 건네주었다. 그 일로 스위스의 정직한 국민성은 잊을 수가 없었고, 정직한 그의 선행 때문에 기쁘고 행복했다. 그 후 사장님의 회사 경영방침은 ‘정직’이 최우선이 됐다고 한다.

정직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사람 앞에서 떳떳하다. 정직한 자가 고난을 받을 때는 패배자 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승리자가 돼 형통한 삶을 누리게 된다. 정직에 관하여 영국 속담에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는 말이 있다. 또한 정직하면 사람에게는 최선의 효과가 있다. 그래서 정직하면 기쁘고 존경받고 행복해진다. 그것은 확실하다.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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