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군수, 관선 지명해라"는 민심의 현 주소
"차라리 군수, 관선 지명해라"는 민심의 현 주소
  • 경남일보
  • 승인 2012.12.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전 선거에 비하면 우리의 선거문화가 한층 깨끗해졌다고 보는 이가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함양군수 선거를 보면 우리의 선거문화가 아직도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무조건 당선되고 보자는 것인가 싶다. 전임 군수가 멸치세트를 제공한 혐의로 군수직이 상실돼 재선에 당선된 최완식 군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지난달 30일 검찰의 공소내용 변경에 대해 징역 1년의 원심을 직권파기하고 다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군수직을 상실한 전임 군수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품을 뿌리며 당선되고 보자는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이다.

최 군수의 항소심 선거재판 소식을 전해들은 함양 군민의 마음은 착잡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함양군은 1995년 단체장 직선제 도입 이후 다섯 번의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가 고배를 마신 곳이라 역시 ‘선비의 고장’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곳이다. 함양군에서 농번기 일손돕기를 빙자한 신종 선거운동 수법이 등장했다고 전국적으로 알려져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최 군수 관련 선거법 위반혐의는 최 군수를 포함한 37명이 무더기로 기소된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최 군수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 받자 함양군은 진중한 분위기 속에 씁쓸한 주말을 맞았다. 곳곳에서는 혹시나 모를 재선거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항소심대로 확정될 때는 내년 재선거가 확실시된다. 함양군은 지난 2010년, 2011년 군수선거와 2012년 4·11총선에 이어 대선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2013년과 2014년 동시지방선거까지 5년 연속 선거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함양의 명예와 자존심이 이미 땅에 떨어져 바닥을 치고 있는데 재선거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미 함양 군민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현재 만약에내년에 또 재선이 실시될 때는 정직하고 깨끗한 선거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죽했으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군수 선거를 “차라리 군수를 관선으로 지명해라”는 것이 함양군민의 민심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는 선거문화의 현주소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