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의무교육으로<3·下>
심폐소생술 의무교육으로<3·下>
  • 강진성
  • 승인 201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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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교육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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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중앙고등학교 체육을 가르치는 류동균 교사는 2009년 부터 수업을 통해 CPR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실습이 동반된 반복교육을 통해 실제상황에서 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의 안동중앙고등학교는 심폐소생술(CPR)이 상식으로 통한다. 체육을 맡고 있는 류동균(54) 교사가 지난 2009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평가항목에 넣었다. 류 교사는 1학년과 3학년 교과과정에 있는 체육시간에 이론과 실습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건성으로 배울 수도 없다. 실습 후에 실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모든 학생은 졸업 때까지 CPR 실습을 2차례 받게 된다.

학생들은 한 해에 6시간(졸업까지 총 12시간) 동안 실습용 마네킹으로 교육을 받는다. 또 자동제세동기(AED·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 뛰도록 하는 장치) 사용법까지 배우게 된다. 교육과정은 철저히 실제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류 교사는 “매 학년 3월초 교과과정에 넣어 가르친다. 심장마비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로 빨리 가르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CPR교육이 일선 학교에서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그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류 교사는 “체육시간이 입시에 밀려나거나 공이나 주고 시간 때우기용으로 전락하는 현 세태가 안타깝다”며 “수업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적어도 심폐소생술 정도는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학생들에게 내 가족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면 처음엔 장난기 있었던 학생들도 수업에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류 교사의 CPR에 대한 고집스러운 교육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교육을 받은 졸업생이 심장마비가 온 아버지를 살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는 “가르친 보람이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지역 체육교사를 상대로 CPR을 가르치며 교육현장 보급을 원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학교마다 교육특성이 있고 실습자재가 대부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실습용 마네킹과 자동제세동기는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체육교사든 보건교사든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CPR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어서 제도적으로 응급처치술 교육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의무교육을 위해서 그는 “실습 기자재 구입, 체육·보건교사 의무 연수, 평가항목 포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자동제세동기가 공공장소에 비치돼 있지만 사용법은커녕 무슨 물건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며 “CPR과 함께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반복적 실습학습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실전에서 CPR을 시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꼭 실습교육을 해야 한다”며 “일회성 교육으로 끝내지 말고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값진 것은 없다는 철학이 교육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진성·정원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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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중앙고등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류동균 교사가 학교 보건실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용 마네킨과 자동제세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류 교사는 2009년 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체육수업을 통해 CPR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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